이미지 확대보기스위스계 투자은행 UB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노동시장이 더 이상 견고하지 않다”며 경기 둔화 조짐을 경고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지탱해온 핵심 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춘에 따르면 UBS의 조너선 핑글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펴낸 미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고용시장의 피로 누적이 표면적인 수치 너머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며 “가계와 경기 회복 전반에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40일 넘게 주요 경제지표가 공개되지 못한 상황에서 작성됐다.
◇ 해고 급증, 2009년 이후 최대 수준
UBS는 최근 해고가 “공식 통계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보험 청구, 해고 공고, 대량해고 사전통보 모두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것. 컨설팅업체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10월 기준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규모는 15만7000명으로 2020년 7월 이후 최대였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해고 인원은 76만명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많았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직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아마존은 최근 1만4000명, UPS는 4만8000명, 타깃은 약 2000명을 감원했다. UBS는 “일자리 창출보다 소멸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고용 위축과 참여율 하락
UBS는 미국 노동시장을 ‘욕조’에 비유했다. 물이 빠져나가는데(해고) 새로운 물줄기(채용)는 약해지고 있다는 것. 의료·사회복지 분야를 제외하면 민간 일자리는 최근 몇 달간 매달 평균 3만6000개씩 줄었다는게 UBS 보고서의 지적이다. 가구 단위 고용도 월평균 7만2000개 감소해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노동시장 참여율은 떨어졌다. 일자리를 원하지만 노동시장 밖에 있는 인구는 80만명 이상 늘었다. 광의의 실업률(U-6)은 올해 들어 0.6%포인트 상승해 8.1%에 이르렀으며 이는 2019년 말보다 1.3%포인트 높다. UBS는 “이민 제한이 노동 공급을 줄여 고용을 강화할 것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논리와 반대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 구인공고 감소·소비심리 악화
구인·구직 플랫폼 인디드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구인공고는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부분 산업에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고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UBS는 “표면적으로 구인공고가 많아 보여도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 채용률은 경기침체기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연말 임시직 채용도 급감했다.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는 9∼10월 두 달간 발표된 단기 고용 규모가 40만명에 그쳐 2014∼2019년 평균인 62만5000명보다 35% 적다고 밝혔다. 전국소매연맹(NRF)은 올해 연말 임시직이 지난해보다 최대 4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 심리도 급속히 악화됐다. 미시간대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50.3으로 2022년 기록한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일자리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줄었고, 향후 실업 증가를 예상하는 응답은 1980년대 경기침체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UBS는 “현재의 해고 추세와 저조한 채용 흐름이 이어진다면 미국 노동시장은 ‘더 명확한 수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이 흐름이 가계 신뢰, 소비 지출, 나아가 경기 회복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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