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선 레이저·땅에선 철도 폭파…러시아 전방위 ‘하이브리드 공습’ 현실화
“전차 이동 승인만 45일”…EU, 국경 통과 절차 없애고 28조 원 긴급 수혈
英 국방 “교전수칙 변경해 즉각 응징”…해저 케이블·그림자 선단 등 ‘새 전선’ 확대
“전차 이동 승인만 45일”…EU, 국경 통과 절차 없애고 28조 원 긴급 수혈
英 국방 “교전수칙 변경해 즉각 응징”…해저 케이블·그림자 선단 등 ‘새 전선’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더내셔널뉴스(The National News)는 19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첩보활동과 사보타주(파괴 공작)가 유럽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유럽 각국이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하늘과 땅에서 동시 도발…英·폴란드 ‘즉각 응징’ 태세
러시아의 도발은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대담해지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의 정보 수집선 ‘얀타르(Yantar)호’가 영해 인근에서 영국 왕립공군(RAF)의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조종사를 향해 레이저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레이저 공격은 조종사의 시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적대 행위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다우닝가 브리핑에서 “영국 군용기 조종사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며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경고했다. 힐리 장관은 즉각 해군의 교전 수칙을 변경해 얀타르호가 영해 내 민감한 해저 케이블 시설로 항로를 변경할 경우 군사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현재 영국 해군 잠수함이 얀타르호를 근거리에서 추적 감시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군사 원조의 핵심 경로인 철도망이 공격받았다. 폴란드 당국은 바르샤바와 루블린을 잇는 철도 선로 폭발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블라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폴란드 국방장관은 “철도와 같은 핵심 기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병력 1만 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에스와프 쿠쿠라 폴란드군 총참모장은 “적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기간을 사보타주의 적기로 판단할 수 있다”며 경계 수위를 높였다.
국경 장벽 허무는 EU…군사 기동성에 28조 원 투입
러시아의 위협이 가시화되자 EU는 병력과 물자의 이동을 가로막는 관료주의적 장벽을 허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EU 내에서 전차나 중장비를 다른 국가로 이동시키려면 국가별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이 최장 45일까지 걸리는 등 신속한 군사 대응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또한, 도로와 교량이 전차 무게를 견디지 못해 우회해야 하는 물리적 제약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 간 군사 장비 이동 절차를 통일하는 단일 허가증 도입을 추진한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유럽 방위의 핵심은 군대의 신속한 이동”이라면서 “병력이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즉각 배치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군사적 기동성 강화를 위해 2028년부터 2034년까지 170억 유로(약 28조7700억 원)를 배정할 계획이다. 이는 이전 예산 대비 10배 증액된 규모로, 유럽 내 도로·철도망을 군사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현대화하는 데 쓰인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우주 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방위산업에 접목하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해저 케이블 위협과 ‘그림자 선단’ 제재…안보의 새 전선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은 해저 인프라와 경제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유럽 안보전문가들은 얀타르호가 수심 60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미니 잠수정을 탑재해 해저 케이블을 도청하거나 절단할 능력을 갖췄다고 분석한다. 발트해에서는 러시아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이 닻을 이용해 해저 케이블을 훼손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맞서 EU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15차 대러 제재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특히 제재를 피해 러시아산 원유를 수송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을 집중 타격할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EU 고위 외교관은 “오리처럼 걷고 오리처럼 소리 낸다면 그것은 오리”라며 일련의 사보타주 배후에 러시아가 있음을 확신했다.
리넷 누스바허 전 영국 육군 정보장교는 “최근 러시아의 움직임은 영국 영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새로운 전선이 열렸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가 서방의 대응을 시험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고 첩보활동을 고의로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우리는 더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한 새로운 위협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러시아가 서방의 핵심 연결망을 위협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실리콘 디코드] "TSMC 깃발 따라"…대만 인재 13만명 美로 대이...](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5112010465303359fbbec65dfb59152449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