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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일본판 '철의 여인' 다카이치, 세계에 파문 던져...주식·국채·엔화 하락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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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일본판 '철의 여인' 다카이치, 세계에 파문 던져...주식·국채·엔화 하락 부추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에서 소신 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에서 소신 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가 자체 분석 시스템을 통해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 출범 한 달을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과의 대립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본 국채 수익률도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에 심각한 파란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영국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표방한 일본판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 강화와 국내 경제 재건을 목표로 추가경정예산의 일반회계 세출을 18조 엔 이상으로 하는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어 엔 캐리 트레이드 회수 등으로 이어지는 등 세계 경제에 파문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정권 출범 후 높아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


블룸버그는 다카이치 정권 출범 후 일본 주식시장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시 상승했지만,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심리 악화와 중국 긴장 고조로 이내 반락해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또 다카이치 정권이 내놓은 재정 지출 계획은 인플레이션과 재정 리스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해 엔화 약세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한편 국채 수익률도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일본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해제되면 투자금을 다시 회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엔화 가치가 다시 상승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 회수를 피할 길이 없기 때문에 세계 통화 흐름에 파문을 던질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관련 주식과 북미 주식 관련 주식의 양극화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닛케이평균이 5만 엔 선을 웃도는 등 외형적으로는 성과가 나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서도 심각한 양극화로 인한 사상누각의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례로 반도체 공급 기업인 SUMCO와 디스코는 매출의 약 절반이 중국에서 나온다. 양사의 주가는 지난주 11월 25일 기준으로 1개월 동안 각각 30%, 20% 하락했다. 또 화장품 대기업 시세이도 주가도 같은 기간 20% 떨어졌다. 최근 불거진 외교 리스크로 인해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는 방침에 따른 결과다.
반면 엔저와 관세 합의 등 호재로 자동차·의약품 등 북미 관련 수출 관련주는 급성장하고 있다. 심각한 양극화로 인해 북미 관련 변동성이 촉발될 경우 다카이치 정권이 내세우고 있는 성과는 한순간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일 금리차 축소 전망…엔화 가치 개입은?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로 인해 미·일 금리 차이가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카이치 내각이 엔화가치 하락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가 당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기무라 다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 진행은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은행에 금리 인상을 하지 않도록 과한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면서 “정책당국의 개입, 금리 인상 여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