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에도 우크라이나·중동·수단 등 무역로의 '정치적·법적 불확실성' 최고조
미국의 유조선 압수와 '그림자 함대' 단속, 호르무즈 해협 긴장 등 아시아 에너지 안보 위협
미국의 유조선 압수와 '그림자 함대' 단속, 호르무즈 해협 긴장 등 아시아 에너지 안보 위협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에너지 인텔리전스 전문가 반다나 하리(Vandana Hari)는 아시아가 이러한 '가격의 안락함'에 빠져 무역로 전반에 깔린 심각한 지정학적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위협받는 해상 무역로와 '그림자 함대'의 위험
아시아로 향하는 석유는 현재 수년 만에 가장 위험하고 법적으로 복잡한 경로를 통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정유소와 흑해 수출 시설을 반복적으로 타격하며 디젤 시장과 카자흐스탄산 원유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특히 보험이 부실한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 유조선들이 표적이 되면서 전 세계 운송 비용과 보험료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을 압수한 사건은 아시아의 중질유 구매자들에게 우려스러운 신호다. 이러한 단속이 정례화될 경우 해운 시장이 긴축되고 베네수엘라 등의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 속에 중국의 정유 허브인 산둥성 터미널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란 간 직접 충돌 가능성은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호르무즈 해협 차단 위기를 상시화하고 있다.
아프리카 내전과 파이프라인의 취약성
중동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정세도 불안하다. 수단 내전이 석유 생산지까지 확산되며 남수단의 원유 수출 파이프라인이 위협받고 있으며, 예멘 내 동맹군 간의 충돌은 홍해와 아라비아해 주변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취약한 국가를 통과하는 파이프라인이 아무런 예고 없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아시아 정책 입안자들을 위한 5대 제언
반다나 하리는 2026년을 대비해 아시아 리더들이 다음과 같은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수요 둔화로 가격은 안정될 수 있으나, 병목 지점의 물리적 충돌과 노후 유조선 시스템의 취약성은 여전하다. 구체적인 공급 중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안보 계획을 세워야 한다.
둘째, 브라질, 미국 등으로 공급원을 넓힌 데 이어, 특정 무역로가 차단될 때 대서양 등 다른 지역의 원유를 수용할 수 있는 항만 및 저장 인프라와 정제 설비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셋째, IEA 회원국과 중국, 인도 등은 비축유 방출 시 독자적 대응보다는 지역 간 조정된 출하와 교환 협약을 통해 공동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넷째, 규제가 불투명한 '그림자 함대'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요 구매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해 명확한 준수 지침과 위험 선박에 대한 공동 감시를 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석유 수요를 영구적으로 줄이는 구조적 조치(차량 연비 개선, 전철화 등)를 지속하면서도,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상류(Upstream) 부문의 필수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2026년 아시아의 에너지는 단순히 '얼마나 저렴한가'가 아니라, '시스템이 압박받을 때 얼마나 다양한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