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 강화로 中 배터리 수입 3분기 급감…韓, 151% '반사 이익'

미국의 강력한 규제 역풍으로 인해 지난 3분기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 수입이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한국산 배터리 수입은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자국 내 제조 능력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2026년에도 중국의 공급망 우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닛케이 아시아가 미 세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5년 7~9월(3분기) 미국의 배터리 수입량은 전 분기 대비 36.2% 감소한 약 30만 톤에 그쳤다. 특히 9월 한 달간 중국산 배터리 출하량은 전월보다 58%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 7월 통과된 '원 빅 뷰티풀(One Big Beautiful) 법안' 등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프로젝트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점차 제외하는 규제 도입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개발업자들은 중국 기업이 25% 이상 지분을 가졌거나 중국 군사 기업과 연계된 경우 보조금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중국산 조달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이 틈을 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한국 기업들이 제조한 셀 수입은 전분기 대비 151%나 폭증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혔다.


부문별로는 명암이 엇갈렸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폐지와 자동차 제조사들의 생산 감축 영향으로 3년 만에 최저치(2만7220톤)를 기록했다.

반면, 인공지능(AI) 열풍과 데이터 센터 확충에 따른 전력 소비 급증으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용 배터리 수요는 여전히 뜨겁다. 컨설팅 기업 ICF는 미국의 에너지 수요가 2030년까지 25%, 2050년까지 78%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2025년 미국 내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 추가 규모는 작년보다 8% 증가한 42.4기가와트시(GWh)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비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고 세액공제 제한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시장의 중국 의존도는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NEF의 기쿠마 이슈 분석가는 "현재 미국 내 제조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2026년에 가동되는 저장 프로젝트의 배터리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산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본과 한국 배터리사들의 미국 현지 공장 생산능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2028년경이 되면,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비중국산 셀을 사용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 역시 규제를 피해 미국 현지 공장을 설립하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 시도하고 있어, 미-중 간 배터리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