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국산화율 75% 달성"…300m급 국산 항모(MUGEM)·8300톤급 구축함(TF-2000) 동시 착수
그리스, 佛 호위함 '키몬' 2026년 인수 및 차기 잠수함(SAFE) 4척 추진…산업 기반 격차가 '승패' 가를 듯
그리스, 佛 호위함 '키몬' 2026년 인수 및 차기 잠수함(SAFE) 4척 추진…산업 기반 격차가 '승패' 가를 듯
이미지 확대보기튀르키예가 무려 39척의 군함을 동시에 건조하며 동지중해의 해상 패권 장악을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해군 지휘부의 선언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완전한 국산화'와 '물량 공세'를 앞세운 튀르키예의 해군 굴기를 상징한다.
반면, 경쟁국인 그리스는 해외 도입을 통한 '속도전'으로 이에 맞서고 있어 에게해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그리스 전문 매체 그릭시티타임스(Greek City Times)가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독자 기술로 만든 '39척의 함대'…항모에서 잠수함까지
튀르키예 조선소들은 현재 유례를 찾기 힘든 호황과 긴장감 속에 가동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튀르키예에서 건조 및 개조 중인 선체(Hull)는 최소 31척에서 최대 39척에 이른다. 이는 자국 해군용뿐만 아니라 파키스탄(밀겜급), 우크라이나, 말레이시아 등지로 향하는 수출 물량까지 포함된 수치로, 국영과 민영 조선소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생산 생태계를 방증한다.
첫째, 지난 2025년 1월 강재 절단식(Steel Cutting)을 갖고 본격 건조에 착수한 국산 항공모함 'MUGEM'이다. 길이 300m에 달하는 이 거함은 최대 50대의 유·무인기를 탑재하며, 국산 '어드벤트(ADVENT)' 전투체계와 32셀의 수직발사관(VLS)을 갖춘 다목적 강습함으로 설계됐다.
둘째, '바다의 방공우산'이 될 TF-2000 방공 구축함이다. 만재배수량 8300톤, 길이 149m의 이 함정은 국산 사거리 연장형 대공미사일(SIPER)과 '게즈긴(GEZGİN)' 함대지 순항미사일, 16발의 아트마자(ATMACA) 대함미사일을 탑재해 원해 타격 능력을 제공한다.
셋째, 독자 잠수함 프로젝트 'MILDEN'이다. 2025년 골쥐크 해군조선소에서 첫 용접이 시작된 이 잠수함은 수상 배수량 2700톤급으로 AIP(공기불요추진) 체계를 탑재, 2030년대 전반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비약적인 성장은 1974년 키프로스 사태 이후 미국의 무기 금수 조치를 계기로 튀르키예가 수십 년간 공들여온 '방산 자립'의 결실이다. 밀젬(MILGEM) 프로젝트 등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으로 튀르키예는 함정 건조 국산화율 75%를 달성했다.
그리스의 고육지책: 佛 호위함 긴급 수혈 및 'SAFE' 잠수함 승부수
압도적인 물량 공세에 직면한 그리스 해군(Hellenic Navy)은 검증된 해외 플랫폼의 신속한 도입으로 전력 공백을 메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핵심은 프랑스 나발 그룹(Naval Group)으로부터 도입하는 FDI HN(벨아라급) 호위함이다. 선도함인 'HS 키몬(HS Kimon)'함은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 인도되어 차세대 주력 방공·대잠 전력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동시에 그리스는 노후화된 209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SAFE(안보·방산 지원)' 프로그램으로 명명된 4척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EU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에는 2030년대 전력화를 목표로 '함대지(Sea-to-Land) 타격 능력'이 핵심 요구 성능으로 포함됐다. 현재 독일(212/214급), 프랑스(스코르펜/바라쿠다급), 스웨덴(A26)은 물론 한국의 제안 모델까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전략적 격차가 '산업 기반'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튀르키예가 자립형 생태계를 통해 중장기적 우위를 다지는 반면, 그리스는 엘레프시나(Elefsina) 조선소 회생 등 자국 산업 재건을 시도하고 있으나 여전히 해외 조달 의존도가 높다.
그리스는 '검증된 외산 플랫폼과 제한적 국내 참여'라는 현실적 선택을 했지만, 예산과 기술 축적의 한계로 인해 튀르키예의 '39척 동시 건조'라는 파상공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 상태에서의 국방력 강화가 얼마나 힘겨운 싸움인지를 에게해의 파고가 증명하고 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