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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發 D램 대란…PS6·차세대 엑스박스 출시 2028년 이후로 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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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發 D램 대란…PS6·차세대 엑스박스 출시 2028년 이후로 밀리나

삼성·SK하이닉스, 레노버·델·애플 등 4대 PC업체에 물량 先배분…중소 고객사 공급난 직면
콘솔 원가 구조 흔들려…메모리 가격 인상이 게임 업계 판도 바꾼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글로벌 D램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차세대 게임 콘솔 출시 일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글로벌 D램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차세대 게임 콘솔 출시 일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글로벌 D램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차세대 게임 콘솔 출시 일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IT 전문매체 Wccf테크는 최근 보도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6(PS6)와 차세대 엑스박스가 당초 예상했던 2027~2028년 출시 시점에서 더 늦춰질 수 있다고 전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출시 시기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SK하이닉스, D'선별 공급' 체제 돌입


현재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AI 수요로 촉발된 '슈퍼사이클'에 진입해 공급자 우위 구도가 굳어졌다. 대만 디지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들은 PC 업계 주요 고객과만 장기계약(LTA)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선별하고 있다. 레노버, , 애플, 에이수스 등 4개 대형 PC 업체에 물량이 우선 배분되면서 중소 규모 고객사는 공급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DDR5 32GB 모듈의 계약가격을 9149달러(21만 원)에서 11239달러(34만 원)60% 인상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일반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8~23% 상승할 전망이다. DDR5 계약가격은 연초 대비 123% 뛰었으며, 구형 DDR4 제품까지 5개월 만에 4배 가까이 올랐다.

이런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에만 AI 인프라 확충에 총 3000억 달러(433조 원) 이상을 투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월 90만 장의 D램 웨이퍼를 공급하기로 약정했는데, 이는 전 세계 D램 생산량의 약 40%에 해당한다.

콘솔 제조사, 가격과 출시 시점 딜레마에 봉착


메모리 공급난은 게임 콘솔 제조사에 심각한 원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 업계 소식통인 인사이더 게이밍의 톰 헨더슨은 "과거에는 콘솔이 어느 정도 보조금을 받는 방식으로 판매됐지만, 메모리 가격 인상으로 차세대 콘솔이 터무니없이 비싸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PS5에는 16GB의 고대역폭 GDDR6 메모리가 탑재된다. 차세대 콘솔은 4K 120fps 구현을 위해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한데, 현재 가격 추세라면 메모리 비용만으로 콘솔 가격이 크게 뛰어오를 수밖에 없다. 소니는 이미 올해 10PS5 권장소비자가격을 688000원에서 748000원으로 인상했고, MS도 엑스박스 시리즈X598000원에서 688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게임 콘솔의 핵심 경쟁력은 게이밍 PC 대비 낮은 가격이다. 그러나 차세대 콘솔 가격이 600달러(86만 원) 이상으로 책정될 경우 이런 가격 경쟁력이 무력화된다. 업계 분석가 맷 피스카텔라는 PS6 가격이 599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차세대 엑스박스는 AMD 매그너스 APU를 탑재해 소니 제품보다 더 비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출시 연기 논의…메모리 인프라 확충이 변수


인사이더 게이밍에 따르면 소니와 MS는 현재 PS6와 차세대 엑스박스의 출시 시기를 2027~2028년 이후로 늦춰야 할지 내부 검토 중이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생산 설비를 확충해 공급이 정상화되고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메모리 업계의 공급 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캠퍼스에 5공장(P5)을 착공했지만, 업계에서는 증설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는 시점을 2027년 이후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범용 D램 공급 확대 여력이 제한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서버용 D램 수요는 올해보다 35% 증가하지만, 메모리 공급 증가율은 23%에 그칠 전망이다.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 소니 임원 요시다 슈헤이는 올해 2"PS62028년에 출시되는 게 적합하다"고 언급한 바 있어, 출시 일정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게임 콘솔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PC 메모리 가격 인상에 이어 콘솔 기기 가격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공급난이 AI 시대의 새로운 일상이 될 경우, 게임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와 가격 체계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