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연장에 소극적…중국 포함 요구 속 핵 제한 체제 공백 우려
전략 핵탄두 상한 사라지며 ‘종말 시계’ 자정 더 근접, 글로벌 핵질서 불확실성 확대
전략 핵탄두 상한 사라지며 ‘종말 시계’ 자정 더 근접, 글로벌 핵질서 불확실성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홍콩의 영문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월 1일 ‘미국과 러시아가 마지막 핵무기 조약에서 탈퇴할 준비를 하면서 한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의 만료가 임박하면서 미·러 양국을 구속해 온 핵무기 제한 체제가 사실상 공백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 핵무기 조약의 종료 시점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은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할 수 있는 전략 핵탄두의 수를 최대 1,550개로 제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핵 운반체의 수를 700기로 제한해 왔다. 지난 2011년 발효된 뒤 5년 연장된 이 조약은 냉전 이후 양국 간 핵무기 경쟁을 관리하는 핵심 장치로 기능해 왔지만, 이번 주 목요일인 2월25일을 기점으로 만료될 예정이다.
조약이 종료되면 미국과 러시아는 핵탄두와 운반 수단의 배치에 대해 더 이상 법적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양국이 새로운 핵무기 증강 경쟁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의 소극적 태도와 중국 변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신전략무기감축조약 연장에 대해 일관된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조약을 1년 연장하자고 제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괜찮은 생각처럼 보인다”고 언급했지만 이후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제한 논의에 중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원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방식은 자신이 정한 시점에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핵무기 보유 규모가 미·러에 비해 훨씬 적은 상황에서 3자 협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전략 핵무기 제한 붕괴의 파장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이후,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의 핵심 조항 가운데 하나였던 상호 사찰을 중단했다. 이는 조약이 형식적으로는 유지되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효력은 크게 약화됐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조약이 공식적으로 종료될 경우, 핵무기 증강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핵 위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종말 시계’ 역시 조약 만료와 핵 통제 붕괴 가능성을 반영해 자정에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냉전 이후 핵질서의 향방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직후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을 5년 연장해 2026년까지 유지하는 데 동의했지만, 이후 미·러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격히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핵무기 통제를 둘러싼 협력 역시 사실상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미국과 러시아 외에도 프랑스와 영국은 소규모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도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주요 핵무기 통제 체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의 종료는 이러한 국가들까지 포함한 글로벌 핵질서 전반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 핵무기 통제 조약의 종료가 단순한 조약 만료를 넘어, 핵 경쟁 관리라는 국제적 합의의 붕괴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미국과 러시아의 선택, 그리고 새로운 군비 통제 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