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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로봇 1만 대 시대… DHL·UPS, ‘인간 없는 물류’에 73조 원 쏟아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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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로봇 1만 대 시대… DHL·UPS, ‘인간 없는 물류’에 73조 원 쏟아붓는다

자율주행 로봇 투입 후 효율 30% 급등… 물류 공룡들 ‘자동화 시설’ 70%까지 확대
단순 반복 업무 ‘기계’가 대체… UPS 7만 5000명 감원 등 ‘일자리 재편’ 후폭풍
DHL, UPS, 페덱스(FedEx) 등 글로벌 물류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창고 자동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DHL, UPS, 페덱스(FedEx) 등 글로벌 물류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창고 자동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 세계 물류 현장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로봇이 지배하는 '스마트 창고'로 빠르게 변모하면서, 오는 2030년 관련 시장 규모가 73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DHL, UPS, 페덱스(FedEx) 등 글로벌 물류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창고 자동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창고 자동화 시장이 2030년까지 510억 달러(약 73조68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라톤 대신하는 로봇… 작업 효율 30% ‘껑충’


과거 물류 창고 직원들은 물품을 분류하고 옮기기 위해 매일 20km에 이르는 거리를 직접 걸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율주행 로봇(AMR)이 그 역할을 대신하며 노동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

DHL의 디지털 전환 부문 총괄인 팀 테츨라프(Tim Tetzlaff)는 CNBC와 인터뷰에서 "2020년 240개였던 자동화 프로젝트를 현재 1만 개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DHL에 따르면, 물품 분류 로봇을 도입한 창고는 시간당 처리 물량이 30% 늘었고, 자율주행 지게차는 작업 효율을 20% 향상했다.

UPS와 페덱스도 추격이 매섭다. UPS의 캐럴 토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말까지 미국 내 전체 물량의 68%를 자동화 시설에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덱스 역시 로봇 팔과 자율 하역 로봇을 도입하는 '네트워크 2.0' 전략을 통해 구조적인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효율성의 그늘… 가속화하는 ‘인력 구조조정’


기업들은 자동화가 인간의 업무를 돕는 수준이라고 강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대규모 인력 감축이 뒤따르고 있다.
UPS는 지난 한 해 동안 효율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하며 7만5000명 이상의 인력을 줄였다. 낸도 세사로네 UPS 수석 부사장은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노후 시설을 폐쇄하고, 더 빠르고 민첩한 자동화 통합 시설로 거듭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인 팀스터즈(Teamsters)의 레나 멜렌티예비치 대변인은 "기술 발전이 노동자를 지원해야지 그들에게 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물류 산업의 주축인 노동자의 목소리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2040년 창고 절반 ‘완전 자동화’… 숙련도의 이동


전문가들은 앞으로 물류 창고가 로봇으로만 채워지기보다, 인간과 로봇의 역할이 재편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액센추어(Accenture)의 물류 리더 벤자민 라이히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반복 업무를 맡고 인간은 자동화 시스템을 관리하는 기술적인 역할로 옮겨가는 ‘기술 전이’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니 호바트 액센추어 교통물류 리더는 "자동화는 현재 물류 업계의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보조 수단"이라며 "기업들은 로봇을 도입하면서도 여전히 숙련된 인력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발표된 액센추어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공장의 51%가 2040년까지 창고의 완전 자동화를 예상했다. 특히 교통물류 경영진의 70%가 자율 주행 공급망 구축을 최우선 투자 과제로 꼽고 있어,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물류 혁명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