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가나, 금광 국유화로 '자원 민족주의' 강화... 남아공 골드 필즈 첫 희생양 됐다

글로벌이코노믹

가나, 금광 국유화로 '자원 민족주의' 강화... 남아공 골드 필즈 첫 희생양 됐다

아프리카 1위 금 생산국 가나, 임대 계약 갱신 거부하고 '다망 광산' 국가 소유 전환
외국 자본 축출하고 국가 이익 극대화 전략... 글로벌 광업 환경 재편 신호탄
다망 광산은 가나가 아프리카 최고의 금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오랜 기간 기여한 곳이다. 사진=다망 광산이미지 확대보기
다망 광산은 가나가 아프리카 최고의 금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오랜 기간 기여한 곳이다. 사진=다망 광산
아프리카 최대 금 생산국인 가나가 자국 광물 자원에 대한 국가적 통제를 대폭 강화하며 '자원 민족주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비즈니스 인사이더 아프리카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글로벌 광산업체 골드 필즈(Gold Fields)는 가나 정부의 엄격한 자원 통제 정책에 따라 오는 4월 18일 다망(Damang) 광산의 운영권을 포기하고 가나 당국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는 가나가 외국 기업에 맡겼던 핵심 자산을 국영 소유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전환의 첫 주요 사례로 꼽힌다.

◇ 30년 파트너십 끝내고 '국가 소유' 선택... "가나인 소유권 우선"


가나 정부는 지난 2025년 4월 만료된 골드 필즈의 광산 임대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1990년대부터 다망 광산을 운영하며 수백만 온스의 금을 생산해온 골드 필즈는 계약 연장을 신청했으나, 가나 당국은 자국 광산법을 근거로 자산을 국가 소유로 되돌리는 길을 선택했다.

마이크 프레이저 골드 필즈 CEO는 "정부가 자산의 가나 소유 이전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우리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2025년 7월부터 구성된 정부 인수팀과 협력해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 아프리카 최고 생산국의 위상... 국가 이익 극대화 노림수


서부 지역에 위치한 다망 광산은 가나의 수출 수입과 일자리 창출을 책임져온 핵심 산업 자산이다.

가나 정부가 이 광산의 운영권을 회수한 배경에는 세계적인 금값 상승 랠리 속에서 외국 자본에 의한 이익 유출을 막고, 국가적 이익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현재 가나 정부는 광산의 장기 운영자를 선정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으며, 향후 새로운 임대권 부여 과정에는 의회의 승인 절차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 글로벌 광업 지각변동... "국제 기업들의 운영 환경 재편될 것"


골드 필즈의 이번 철수는 아프리카 내 국제 광산 기업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되고 있다. 그간 임대 계약 만료 후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갱신이 거부되고 자산이 국유화됨에 따라, 외국 자본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가나의 이러한 조치가 다른 아프리카 자원 부국들로 확산될 수 있는 자원 거버넌스의 광범위한 변화를 상징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원 보유국들이 제 목소리를 높이는 '자원 안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韓 반도체·전자 산업 원가 부담 우려... 자원 외교 전략 다변화 시급


가나의 금광 국유화 조치는 한국 경제와 핵심 산업계에도 '원자재 수급 불안 및 비용 상승'이라는 실질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은 보석뿐만 아니라 반도체 패키징(본딩 와이어)과 전자 부품의 전도체로 필수적인 광물이다. 가나와 같은 주요 생산국이 국유화를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거나 가격 결정권을 행사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IT 기업들의 제조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특히 금값이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원 민족주의'에 의한 공급 경색은 산업계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동안 한국광해광업공단이나 민간 상사들은 해외 광산의 지분을 확보해 자원을 조달해왔다. 하지만 가나 사례처럼 계약 갱신 거부와 국유화가 보편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해외 광산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거나 운영권을 박탈당할 위험이 커진다.

이는 공기업과 민간 기업 모두에게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리스크 재검토를 요구하는 신호다.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등 다자간 협력 체계가 실제 국유화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을 얼마나 보호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 정부는 단순한 자원 수입을 넘어, 가나와 같은 자원 부국에 '기술 전수 및 현지 산업화 지원'을 병행하는 상생형 자원 외교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국유화 리스크를 상쇄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영리한 대응이 필요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