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남부 해상 유전의 원유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 냉전시대 법률인 국방물자생산법(DPA) 발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해상 유전 생산을 다시 시작하려는 에너지 기업 세이블 오프쇼어의 인허가 절차를 완화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 권한을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방물자생산법을 적용할 경우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규제를 일부 무력화하고 해상 유전 개발 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세이블 오프쇼어 주가는 장중 최대 34% 급등했고 이후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이번 조치는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료 가격 상승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이 생활비와 연료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미국 유가 상승 압박
캘리포니아는 정유시설에서 사용하는 원유의 약 61%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30%는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중동 전쟁 여파로 해협 통과 유조선 운항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와 함께 휘발유와 디젤 가격도 급등하며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가 상승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이란이 원유 수송을 방해할 경우 더 강한 군사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을 재개하도록 하기 위해 미국정부가 지원하는 재보험 제도와 해군 호위 방안도 언급했다.
다만 이런 조치들은 아직 실제 시행 단계에 들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선박 재보험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해당 지원을 받은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는 상태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사상 최대 규모인 전략 비축유 4억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 캘리포니아 원유 생산 감소 속 공급 확대 추진
세이블 오프쇼어는 캘리포니아 해상 유전에서 하루 4만5000~5만5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030년 무렵에는 하루 최대 6만배럴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전체 석유 수요인 하루 2000만배럴 이상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시장에서 하루 약 1500만배럴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과 비교해도 제한적인 수준이다.
세이블 오프쇼어는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 인근 해상 플랫폼에서 생산을 재개하려 하고 있지만 원유를 육상 정유시설로 보내는 산타이네즈 파이프라인 재가동을 두고 캘리포니아 규제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
이 파이프라인은 2015년 플레인스 올 아메리칸 파이프라인 파열 사고로 해변이 원유로 오염된 이후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미국 에너지 공급과 인프라 상황을 국가 비상사태로 선언하며 국내 석유와 가스 생산 확대를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국방물자생산법은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산업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 기업의 생산 확대를 명령하거나 공급망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다.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한다면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더 낮은 휘발유 가격을 지불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원유 생산은 지난 40년 동안 꾸준히 감소해 왔다. 2025년 말 기준 하루 약 24만6000배럴 수준으로 1980년대 초 하루 100만배럴 이상이던 생산량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