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이란 석유 생명줄인 하르그섬을 강타했다. 하르그섬 강타에 뉴욕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오일쇼크 공포에 휩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군이 이란의 대표적인 원유 수출 터미널이 있는 하르그 섬을 공격해 군사시설들을 제거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전 내 지시에 따라 미군 중부사령부는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 중 하나를 감행해 이란 하르그 섬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무기는 세계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 중 가장 강력하고 정교하지만, 품위를 이유로 나는 이 섬의 석유 인프라는 파괴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란이나 다른 누구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과를 방해하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면, 나는 이 결정(하르그섬 내 석유 인프라를 파괴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즉시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며 미국, 중동, 또는 전 세계를 위협할 능력도 없을 것"이라며 "이란의 군대와 이 테러 정권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그들 국가에 남아 있는 것을 지키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9.38포인트(0.26%) 내린 46,558.47에 거래를 마감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40.43포인트(0.61%) 밀린 6,632.19, 나스닥종합지수는 206.62포인트(0.93%) 떨어진 22,105.36에 장을 마쳤다.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봉쇄된 상태다. 이란이 인도 국적의 액화천연가스(LPG) 운반선 2척을 통과하도록 허용한 것 외에는 사실상 물동이 없다.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가 유럽 선박의 호르무즈 통행을 위해 이란과 협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GDP)의 잠정치(수정치)는 계절 조정 기준 전분기 대비 연율 환산으로 0.7% 증가했다.속보치와 시장 예상치는 모두 1.4% 증가였다. 수정치는 이와 비교해 반토막이 난 것이다. 3분기의 4.4%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꺾였다.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전품목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근원 PCE 가격지수는 두 달 연속 전월비 0.4% 상승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이란 전쟁 발발 전 수치인 만큼 향후 수치에 대한 불안감은 한층 더 강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77.1%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수치는 79.3%였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10포인트(0.37%) 밀린 27.19를 가리켰다.미군의 하르그섬 공격은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재개하기 위한 군사적 압박 조치의 일환으로 읽힌다.이 섬은 1960년대 미국 정유사 아모코(Amoco)가 석유시설을 지은 이후 하루 최대 700만배럴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원유 수출 터미널 역할을 해왔다.
섬 남쪽에는 저장 탱크 수십 개가 밀집해 있고 양쪽으로는 초대형 유조선에 적재하기 위해 깊이 뻗어 있는 부두, 노동자 숙소, 본토와 연결하기 위한 활주로 등 상당히 많은 부분이 노출돼 있다. 해저 송유관은 터미널과 이란의 대형 유전들을 연결한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지상군 파견에 대해 “강한 관심(serious interest)”을 표명한 가운데, 미국은 이란 원유ㆍ석유 제품 수출의 90%가 통과하는 하르그 섬(Kharg Island)을 점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액시오스(AXIOS)가 보도했다.
하르그 섬은 이란 경제에서 매우 핵심적인 산업 거점으로서, 이 섬의 인프라 시설 파괴는 이란 경제를 사실상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은 이란 경제의 아킬레스건(腱)과도 같은 이 섬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백악관 고문인 재러드 에이전(Agen)은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려는 것은 이란의 막대한 석유 자원을 테러리스트들의 손에서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을 베네수엘라와 비교하며,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제거한 뒤에,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의 통제권이 사실상 미국 에너지 기업에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이란 해안의 대부분은 수심이 낮아 대형 유조선이 접근하기 어렵다. 그래서 하르그 섬은 깊은 바다까지 부두가 설치돼 대형 유조선들이 접안할 수 있으며, 섬 남쪽에는 수십 개의 대형 저장 탱크가 있다. 또 해저 파이프라인이 이란의 주요 유전과 이 섬의 터미널을 연결한다. 이 탓에, 1980년대 이란ㆍ이라크 전쟁 때에도 이 섬은 이라크의 집중적인 폭격을 받았다.이 섬의 인프라를 파괴하거나 장악하려는 미국의 군사 행동은 이란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전쟁을 더 확대하고, 에너지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주며, 앞으로 등장할 이란 정부를 약화시킬 위험도 있다.
미국의 역대 행정부는 하르그 섬 공격을 ‘금지선(red line)’으로 간주해왔다. 이스라엘도 이번에 이란을 맹폭하면서도, 하르그섬 시설은 건드리지 않았다. 하르그 섬은 작년 6월의 미국ㆍ이스라엘의 ‘12일 전쟁’ 폭격 리스트에서도 제외됐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 섬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장기적인 대(對)이란 전략을 시사할 수 있다.
미국의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AEI)’의 선임 연구원 마이클 루빈은 미국이 이 섬을 점령ㆍ장악하는 것은 “고민할 필요도 없는 선택(no-brainer)”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란의 에너지 자원을 통제하게 되면 이란 정부의 수입을 더욱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아이디어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 뉴스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인 대화에서 미군을 이란에 보내는 데 ‘강한 관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뉴스는 “트럼프는 대규모 침공은 고려하지 않지만, 대신에 소규모 특수부대를 투입해 지상에서 전략적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르그를 공격하면, 이란도 걸프 국가들의 석유 인프라를 거리낌없이 본격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구실을 얻게 된다. 또 설령 이란의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고 해도, 후속 정부도 경제력이 마비해 취약해진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