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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의 '실리콘밸리' 꿈꾸는 다낭... 한국형 첨단 생태계와 융합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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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의 '실리콘밸리' 꿈꾸는 다낭... 한국형 첨단 생태계와 융합 가속

다낭 하이테크 파크, 누적 투자 11억7000만 달러(약 1조5500억 원) 돌파하며 중부권 경제 거점 확보
덴티움·KP항공 등 한국 기술력과 베트남의 파격적 '4면 9감' 세제 혜택이 만든 합작품
단순 제조 기지 탈피... R&D·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및 고부가가치 산업의 글로벌 전초기지화
다낭 하이테크 파크는 최근까지 총 32개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액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75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다낭 하이테크 파크는 최근까지 총 32개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액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75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베트남 중부의 휴양 도시 다낭이 이제는 글로벌 첨단 기술의 용광로로 변모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매체 ‘투자신문’의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다낭 하이테크 파크는 최근까지 총 32개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액 11억7000만 달러(약 1조75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자본 유입을 넘어, 다낭이 베트남의 국가 경제 모델을 기술 집약형으로 전환하는 '핵심 엔진'으로 부상했음을 뜻한다.

데이터로 입증된 '테크 다낭'... 한국기업이 투자의 중심축


다낭 하이테크 파크의 성장세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은 한국과 미국 등 기술 강국의 직접투자다.

현재 하이테크 파크 내에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13개 프로젝트를 통해 7억7050만 달러(약 1조1500억 원)가 유입됐으며, 베트남 국내 자본 19개 프로젝트(약 4억6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32개의 첨단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특히 한국기업의 행보가 독보적이다. 치과용 임플란트 분야의 강자인 덴티움은 하이테크 파크 내 최대 투자자로 군림하며 총 2억5700만 달러를 투입했다.

덴티움은 기존 의료기기 생산을 넘어 오는 6월 완공 예정인 ICT Vina III 공장을 통해 베트남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보잉과 에어버스의 협력사인 케이피항공(KP Aerospace)이 2000만 달러를 투자해 항공기 부품 공장을 준공하며, 다낭은 이제 의료기기와 항공우주를 아우르는 고첨단 산업 클러스터로 체질 개선을 마쳤다.

'4면 9감'의 파격 혜택... R&D 비용 200% 공제로 기술 기업 유혹

글로벌 기업들이 다낭으로 몰리는 배경에는 베트남 정부의 공격적인 조세 인센티브가 자리 잡고 있다. 하이테크 인증을 받은 기업은 일반 법인세율인 20%의 절반인 10% 세율을 최장 25년간 적용받는다.

특히 이익 발생 후 첫 4년간은 세금을 전액 면제받고, 이후 9년간은 50%를 감면받는 이른바 '4면 9감'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서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시행되는 신규 규정은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기업에 더욱 유리하게 설계됐다. 적격 R&D 비용의 200%를 과세 소득에서 공제해주고, 핵심 전문가들에게는 최초 2년간 개인소득세 전액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이는 다낭을 단순 생산 기지가 아닌, 설계와 연구가 동시에 이뤄지는 'R&D 허브'로 만들겠다는 베트남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LG전자가 다낭에 전장 부품 R&D 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인 것도 이러한 정책적 배경과 맞물려 있다.

공급망 다변화의 전략적 요충지... 한국형 기술 생태계의 기회


앞으로 다낭 하이테크 파크는 정보기술(IT)과 로봇, 환경 기술 중심의 가치 사슬을 더욱 정교하게 구축할 방침이다. 다낭시 관리위원회는 한국, 일본, 미국 등 기술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타깃 유치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흐름 속에서 다낭이 한국기업들에 최적의 '포스트 차이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현지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들은 베트남의 숙련된 엔지니어 수급 현황과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낭은 하이테크 산업 유치를 위해 행정 절차를 파격적으로 간소화하고 있지만, 고도로 숙련된 인력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향후 경쟁력 유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낭이 관광의 도시에서 기술의 도시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함에 따라, 한국의 첨단 기술과 베트남의 생산 효율성이 결합한 새로운 상생 모델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