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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층의 무덤을 깨는 유리 심장" 한국 반도체가 준비한 '빛의 제국'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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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층의 무덤을 깨는 유리 심장" 한국 반도체가 준비한 '빛의 제국' 역습

엔비디아의 구리선 퇴출 선언에 맞선 삼성과 SK의 비밀 병기... 유리 기판과 광 회로의 결합
부품 공급처 전락은 없다... 기판 위에 빛의 도로를 직접 새기는 '설계 주권' 선포
2023년 2월 17일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반도체 칩은 인쇄 회로 기판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2월 17일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반도체 칩은 인쇄 회로 기판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반도체 산업의 거대한 패러다임이 구리선의 시대를 지나 빛의 시대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엔비디아의 선전포고는 한국 반도체에 사형선고가 아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젖혔다.

최근 국내 반도체 전문가들과 업계 동향에 밝은 관계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적층 신화의 다음 단계인 유리 기판(Glass Substrate) 기반의 광 반도체 생태계를 은밀하게 완성해가고 있다. 엔비디아가 데이터를 빛으로 쏘아 올릴 도로를 설계한다면, 한국은 그 도로가 놓일 땅 자체를 유리로 바꾸어 전송 효율을 극대화하는 물리적 기반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플라스틱의 한계를 넘다... 유리가 설계한 '빛의 고속도로'


지금까지 반도체 칩을 지지해온 플라스틱 기반 기판은 열에 약하고 표면이 거칠어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전기가 아닌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실리콘 포토닉스 시대에는 광섬유와 칩을 연결하는 정밀한 정렬이 필수적인데, 기존 기판으로는 이 오차를 감당할 수 없다. 하지만 유리는 매끄럽고 단단하며 열에 의한 변형이 거의 없다. 유리 기판 위에 광 회로를 직접 새기는 순간, 데이터 전송의 병목 현상은 사라지고 전력 소모는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한국은 이 유리 기판 제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유리 기판 제조 기술력이 엔비디아의 설계를 현실로 구현할 유일한 물리적 터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층 신화의 진화, HBM을 유리 심장에 심다

엔비디아가 HBM의 적층 기술을 구시대의 유물로 규정하려 하지만, 사실 유리 기판은 HBM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최적의 플랫폼이다. 유리 기판을 사용하면 메모리를 연산 장치(GPU)와 훨씬 더 가깝게, 그리고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다. 칩과 칩 사이의 간격을 줄이면서도 빛을 이용해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광-메모리 통합 플랫폼이 완성되는 것이다. 한국의 적층 기술은 이제 단순히 높이 쌓는 것을 넘어, 유리라는 새로운 도화지 위에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지능형 신경망을 그리는 설계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유리 감옥'을 부수는 독자 표준의 힘


실리콘밸리가 설계한 광 반도체 규격에 한국이 단순히 맞추기만 한다면 결국 하청 기지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들은 유리 기판 내부에 광학 소자를 직접 매립하는 패키징 표준을 선점하려 움직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규격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이 만든 유리 기판 표준이 없으면 엔비디아의 빛의 연산 엔진 자체가 작동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부품 공급처에서 생태계 설계자로 신분을 상승시키는 결정적인 승부수다.

열 지옥을 탈출하는 차가운 지능의 역습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적은 발열이다. 구리선을 타고 흐르는 전기는 저항을 만나 열을 발생시키고, 이 열은 다시 칩의 성능을 갉아먹는 악순환을 만든다. 하지만 유리 기판과 광 통신이 결합하면 상황은 반전된다. 빛은 저항이 없어 열이 나지 않으며, 유리는 자체적인 방열 특성이 우수하다. 한국이 주도하는 유리 기반 광 반도체 솔루션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지도를 바꿀 혁신적인 대안이다. 친환경 저전력 AI라는 명분까지 거머쥐며 글로벌 빅테크들이 한국의 유리 기판 앞으로 줄을 서게 만드는 전략적 고지를 점령하는 셈이다.

TSMC와의 패키징 전쟁, 유리 위에서 승패가 갈린다


현재 반도체 패키징의 주도권은 대만의 TSMC가 쥐고 있지만, 유리 기판은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비장의 카드다. 기존 실리콘 인터포저 방식을 대체할 유리 기판 패키징 기술에서 한국이 앞서나간다면, TSMC에 의존하던 글로벌 설계 기업들의 물량이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빛을 다루는 유리는 기존의 공정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요구하며, 이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제조 역량을 동시에 갖춘 한국만이 가져갈 수 있는 독점적 전장이다.

빛의 주권 선포, 대한민국 반도체의 새로운 30년


결국 반도체 패권은 누가 더 빛을 잘 다스리느냐에 달려 있다. 엔비디아의 선전포고는 한국 반도체에 더 이상 과거의 방식에 안주하지 말라는 경고이자, 유리와 빛이라는 새로운 영토로 진출하라는 초대장이다. 적층의 영광을 뒤로하고 유리 기판이라는 새로운 심장을 이식받는 순간, 한국 반도체는 부품 공급의 단계를 넘어 빛의 제국을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 설계국으로 거듭날 것이다. 우리는 지금 무덤을 깨고 나와 빛의 속도로 질주하는 대한민국 반도체의 위대한 반격을 목도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ed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