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29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니덱 부정회계 사태로 인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제3자 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에서 회사 측은 외부 회계감사법인을 설득해 정보를 은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을 발견해야 하는 감사 기관이 사실상 기능을 다하지 못하도록 회사 측이 ‘보이지 않는 손’을 동원했다는 의혹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도쿄에 위치한 야마자키·마루노우치 법률사무소에는 현 사태로 인해 약 30명의 개인 주주들이 손해배상 상담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이 니덱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회의록에서 삭제된 자회사의 호소와 지적
일본에서 기업 감사는 내부 감사 부서, 외부의 회계감사법인, 사외이사를 포함한 감사등위원(또는 감사역)으로 이루어진 3자 담당 감사가 기본이다. 이 과정에서 내부 감사 부서는 창업자인 나가모리 시게노부 현 회장 겸 CEO가 본사 실적 목표 달성을 위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것이 문제라고 파악했고, 자회사 간부가 나가모리 회장에게 부당한 압박을 당했다는 진술을 했지만 회의록에서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가모리 회장은 직접 고용한 직원에게 독자적으로 감사를 진행시키고 영업 이익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여러 기간에 걸쳐 부정 회계를 처리하도록 지도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감사 내용은 내부 감사 부서나 회계 검사 법인에 공유되지 않고 나가모리 회장이나 일부 경영진에게 보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보고서에는 니덱 측 임원이 회계감사를 의뢰했던 PwC 교토 감사법인(현 PwC Japan 유한책임감사법인)을 ‘설득하기 쉬운 상대’, ‘편을 들기 쉬운 상대’로 여겼다는 증거가 다수 발견되었다고 적시됐다. 보고서는 회계 감사인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의견을 이끌어내려는 정황이 곳곳에서 관찰되었다고 밝혔다.
감사법인 측도 회의록에서 니덱 본사가 자회사를 압박했다는 것을 파악했지만 본사 개입이 없었던 것처럼 수정했다. 결국 내부감사부서로부터 보고를 받은 사외 감사위원은 “압박의 존재가 부정을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파악한 사람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실질적 감사 시스템 ‘먹통’
이 과정에서 특히 문제가 된 것은 회계감사법인이 실질적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에 있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 우시지마 신 변호사는 “감사법인에 엄격한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회사로부터 보수를 받는 입장에 있는 이상, 기업에 맞서기 어려운 구조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정보를 쥐고 있는 회사 측이 불리한 사실을 내놓지 않는다면 감사의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일본의 기업 감사 실정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도시바의 부정 회계 사건이다. 도시바의 감사법인인 신일본유한책임감사법인은 실질적인 독립성이 훼손된 상태로 감사가 진행되어 허위가 포함된 재무 서류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2015년 신규 계약 업무 3개월 정지와 업무 개선 명령을 받았다. 도시바와 무려 47년 동안 계약을 이어와 사실상 방만한 감사 구조가 고착화된 결과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 당국이 감사법인의 독립성 확보 등을 요구하는 ‘거버넌스 코드’ 제정에 나선 것도 회계 감사의 신뢰성 자체가 문제시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니덱은 창업주이자 핵심 경영인인 회장이 부정한 행위를 자행했다는 것을 감사에서 밝혀내지 못해 다시 한 번 일본 상장 기업의 감사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은 “현재 폭락하고 있는 니덱 주가로 피해를 받은 주주들이 대거 손해배상에 나설 경우 회사가 감당해야 할 액수는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수 있다”라며 “일인 기업이 아닌 니덱 정도 수준의 기업이 핵심 경영진이 연루된 부정 회계를 자행했다는 것은 현재 일본 감사 시스템의 맹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