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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의 역습… LG엔솔, 美 전력망 배터리 ‘자급자족’ 시대 개막의 주역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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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의 역습… LG엔솔, 美 전력망 배터리 ‘자급자족’ 시대 개막의 주역으로 우뚝

IRA 효과에 생산 능력 70GWh 돌파… LG엔솔, 미시간 전용 라인 4배 확장하며 시장 압도
전기차 둔화 속 ‘그리드용’ 전격 전환 승부수… 테슬라와 43억 달러 초대형 계약 잭팟
웨스트버지니아주 그린브라이어 카운티에 위치한 비치 리지 풍력 발전단지의 비치 리지 에너지 저장 시스템. 사진=비치 리지이미지 확대보기
웨스트버지니아주 그린브라이어 카운티에 위치한 비치 리지 풍력 발전단지의 비치 리지 에너지 저장 시스템. 사진=비치 리지
미국이 그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던 전력망용 대용량 배터리(그리드 배터리) 분야에서 역사적인 ‘자급자족’ 이정표를 세운 가운데, 그 중심에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이 자리하고 있다.

AI 데이터 센터 폭증으로 전력 저장 수요가 치솟는 상황에서, LG엔솔은 북미 현지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29일(현지시각) 캐나다 언론 디에너지믹스 보도에 따르면, LG엔솔의 주도로 미국은 이제 국내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 수요의 100%를 스스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 LG엔솔, ‘메이드 인 USA’ 배터리 혁명 주도… 생산 계획 4배 상향


미국의 그리드 배터리 산업이 1년여 만에 수입 의존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탈바꿈한 배경에는 LG엔솔의 압도적인 현지 투자 전략이 있었다.

LG엔솔의 그리드 저장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텍(Vertech)'은 지난해 미시간주 홀랜드에 전용 셀 생산 라인을 완공했다. 당초 4GWh 규모로 구상됐던 생산량은 시장 수요 폭증에 따라 16.5GWh로 4배 이상 전격 확대됐다.

LG엔솔은 올해 북미 전역에서만 총 50GWh의 셀 생산 용량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미국 전체 그리드 저장 수요를 견인하기에 충분한 규모로, 10년 전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미국 내 일관 생산 체계'를 현실화한 것이다.

◇ ‘전기차 대신 그리드’… LG엔솔·GM의 영리한 피벗(Pivot)


최근 전기차(EV) 시장의 일시적 정체기를 맞이한 LG엔솔은 발 빠르게 '그리드 배터리'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LG엔솔과 GM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테네시 공장은 최근 EV용 배터리 대신 그리드용 배터리 생산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유휴 인력이 복귀하는 등 고용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LG엔솔은 미시간 랜싱 공장을 전력망 배터리 전용으로 전환하며 테슬라와 43억 달러(약 6조 5,0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과거 전기차 배터리의 부산물로 여겨지던 그리드 배터리가 이제는 독자적인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안착했음을 상징한다.

LG엔솔은 현지 생산을 통해 '납품 확실성'을 높여 데이터 센터 등 대형 고객사의 프로젝트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다.

◇ AI 시대의 전력 안보, LG엔솔이 설계한다


LG엔솔의 그리드 배터리 현지화는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전 조 바이든 행정부의 IRA 혜택을 극대화하며 중국산 배터리의 빈자리를 빠르게 메웠다. 미 에너지부(DOE)가 국내 배터리 재활용 및 소재 처리에 5억 달러를 지원하는 등 정책적 뒷받침이 이어지는 가운데, LG엔솔은 가장 강력한 수혜자로 꼽힌다.

현지 공급망을 통해 국제 물류 대란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운 '회복력 있는 전력망' 구축이 가능해졌다.

◇ 한국 이차전지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전기차 캐즘(Chasm) 시기에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선점한 LG엔솔의 결단은 K-배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테슬라와의 대규모 계약은 한국 배터리의 품질과 양산 능력이 세계 최고임을 재입증했다. 향후 삼성SDI와 SK온 역시 이와 유사한 '북미 생산-그리드 특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완제품 자급자족은 달성했으나 핵심 광물 소재의 중국 의존도는 여전한 숙제다. LG엔솔이 추진 중인 북미 내 소재 가공 및 리사이클링 생태계 조기 안착이 장기적 독주 체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