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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의 자유는 자유무역의 기둥”… 해운업계, 이란의 ‘호르무즈 통행료’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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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의 자유는 자유무역의 기둥”… 해운업계, 이란의 ‘호르무즈 통행료’에 강력 반발

국제해운회의소(ICS) “통행료 징수는 퇴보적 조치… 다른 수로로 확산될 위험 커”
선원 2만 명·선박 2,000척 페르시아만에 고립… “신속한 대피 위한 안전 체계 시급”
루오자샨 유조선이 무스카트에 정박해 있으며, 이란은 호르무즈 통행료를 징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루오자샨 유조선이 무스카트에 정박해 있으며, 이란은 호르무즈 통행료를 징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이용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자, 전 세계 해운업계가 이를 “자유무역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선례”라며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분쟁 지역에 고립된 2만 명의 선원과 2000여 척의 선박에 대한 안전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15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해운회의소(ICS)는 이란의 통행료 징수 안을 ‘퇴보적 조치’로 규정하고,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국제적인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 “통행료는 용납 불가”… 글로벌 수로의 도미노 인상 우려


존 덴홈(John Denholm) ICS 의장 지명자는 이란의 통행료 제안이 해운 산업 전체에 미칠 파괴적 영향을 경고했다.

덴홈 지명자는 “항행의 자유는 글로벌 자유무역을 지탱하는 핵심 기둥”이라며, 특정 국가가 전략적 요충지를 볼모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받아들여질 경우, 전 세계 다른 주요 수로에서도 유사한 요금을 부과하려는 ‘홍수’가 터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글로벌 물류비용의 연쇄 상승과 공급망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ICS는 홍콩선주협회 등 각국 해운 단체와 협력하여, 통행료 징수 시도가 국제적 표준으로 자리 잡지 못하도록 강력한 반대 운동을 펼칠 방침이다.

◇ 2만 명의 선원 고립… “물품 지원 및 안전한 대피로 확보가 최우선”


현재 중동 분쟁의 여파로 페르시아만에는 수만 명의 노동자와 막대한 규모의 선박이 갇혀 있는 실정이다.
ICS는 현재 약 2만 명의 선원이 분쟁 지역에 고립되어 있으며, 이들의 안전과 복지가 업계의 “최우선 관심사”라고 밝혔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약 2000척의 상선이 걸프 지역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IMO는 이들의 신속한 대피를 보장하기 위한 ‘안전 해상 체계(Safe Maritime Corridor)’ 구축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ICS는 국제운송노동자연맹(ITF) 및 지역 정부들과 협력하여 고립된 선원들에게 필수 물자와 의료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 홍콩 이전설에는 신중론


중동의 긴장이 지속되면서 두바이를 대체할 해운 허브로 홍콩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업계의 움직임은 아직 조심스럽다.

덴홈 지명자는 “갈등이 시작된 지 6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모두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직 선주나 선원들이 사업 기지를 홍콩으로 대거 옮기는 등의 뚜렷한 태도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홍콩의 강력한 해양 행정 및 법률 체계가 향후 불확실한 정세 속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 중국 “봉쇄는 무책임”… 포괄적 휴전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겨냥한 대규모 해군 작전을 발표한 데 대해 중국은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조치를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규정하며, 해협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포괄적 휴전’뿐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모든 당사자가 휴전 협정을 준수하고 대화를 통해 해협의 정상 통행을 조속히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 한국 해운 업계에 주는 시사점


호르무즈 통행료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정유 및 수출입 물류비용의 급격한 상승이 우려된다. 해운사들은 선원 안전 확보를 위한 비상 대응 매뉴얼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란의 사례가 파나마 운하 나 수에즈 운하 등 다른 주요 항로의 요금 체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화주들과의 운임 협상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고립된 우리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필요시 청해부대 등 해군 자산의 유연한 운용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