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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 입은 '스팟'...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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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 입은 '스팟'...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전략 주목

반려견 산책·공장 점검 등 자율 수행 기능 공개
오르빗 AI 기능 고도화…추론·시각 분석 성능 강화
현대차그룹 AI 로보틱스 비전 주목…로봇 활용 범위 확대
스팟이 목줄을 잡고 반려견을 산책시키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스팟이 목줄을 잡고 반려견을 산책시키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로봇이 단순 동작 수행을 넘어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작업을 판단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반려견 산책과 산업 현장 점검까지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자사 유튜브 채널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제미나이가 적용된 스팟 영상과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 ‘오르빗(Orbit)’의 AI 기능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단순한 동작 수행을 넘어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작업을 처리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상에서 스팟은 칠판에 적힌 할 일 목록을 인식한 뒤 신발 정리, 쓰레기 수거, 세탁물 이동, 쥐덫 상태 확인, 반려견 산책 등 지시된 작업을 차례대로 수행했다. 다른 영상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바닥에 고인 물을 감지해 경고하고, 게이지를 찾아 온도를 확인하는 등 설비 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로봇이 단순히 사전에 입력된 동작을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해석하고 작업 맥락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오르빗의 AI 기능인 ‘인공지능 시각점검 학습(AIVI-Learning)’과 구글의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1.6’을 통합해 추론 능력과 복잡한 시각 분석 성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스팟 역시 각종 센서를 통해 수집한 주변 정보를 제미나이로 분석·해석해 복잡한 환경 인식과 상황 판단, 작업 맥락 이해가 가능한 지능형 로봇으로 거듭날 기반을 갖추게 됐다. 산업 현장에서는 게이지 측정과 디지털 화면 판독 등 시각 검사 정확도도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마르코 다 실바(Marco Da Silva) 스팟 제품 개발 책임자는 “게이지 판독 같은 새로운 기능과 더욱 정확해진 판단 능력 덕분에 스팟은 작업 현장의 문제점을 직접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율 로봇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개는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로보틱스 전략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인수한 뒤 로봇을 미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육성해 왔다. 자동차 제조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물류·로보틱스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 아래 보스턴다이내믹스를 그룹 내 핵심축으로 편입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국제가전박람회 2026(CES 2026)에서도 로봇 기술은 공장 자동화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현장과 일상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Partnering Human Progress)’를 주제로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와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앞세워 제조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로봇의 생산 현장 도입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AI 기반 제조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경쟁력이 로봇 성능 자체뿐 아니라 현장 적용을 위한 생산 시스템 설계 역량에도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추론 능력이 있는 피지컬 AI와 기존 산업용 로봇을 어떻게 함께 활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결국 생산 시스템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