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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전력 수요, 6년 뒤 4배 폭증 전망… AI·데이터센터 발 '에너지 대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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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전력 수요, 6년 뒤 4배 폭증 전망… AI·데이터센터 발 '에너지 대란' 경고

ERCOT, 2030년 피크 수요 367GW 상향… 데이터센터·코인 채굴이 주도
에너지 안보 비상등… 노후 그리드 현대화 및 전원 확보 실효성 논란 가중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송전탑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송전탑들. 사진=연합뉴스
텍사스주 전력망 운영 기구인 텍사스전기신뢰성위원회(ERCOT)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가상화폐 채굴 등 대규모 부하 고객의 급증으로 인해 오는 2030년대 초반 지역 내 전력 피크 수요가 현재의 4배를 웃도는 367,790MW(메가와트)에 이를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경제 매체 제로헤지(ZeroHedge)와 유틸리티 다이브(Utility Dive)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ERCOT는 최근 발표한 예비 보고서를 통해 텍사스 전력망의 미래 수요가 기존 예측치를 압도하는 수준으로 가팔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텍사스주가 지난 2023년 8월에 기록한 역대 최대 피크 수요인 85,508MW의 약 4.3배에 달하는 수치다.

AI 데이터센터·가상화폐 채굴이 밀어 올린 '전력 수요의 역습'


ERCOT이 내놓은 이번 수정 전망치는 텍사스주 전역에서 진행 중인 폭발적인 산업 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용 초거대 데이터센터 건립과 더불어 저렴한 전기료를 찾아 유입된 가상화폐 채굴업체, 그리고 셰일 오일 및 가스 채굴을 위한 전동화 공정이 수요 폭발의 3대 핵심 동인으로 꼽힌다.

파블로 베가스(Pablo Vegas) ERCOT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성명을 통해 "텍사스는 현재 전례 없는 성장과 개발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대규모 전력 수요를 식별하고 검증하여 장기 계획에 반영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통과된 주 법안(SB 6)의 지침에 따라 각 유틸리티 기업이 파악한 중대형 부하 고객 정보를 통합 분석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수요 급증 현상을 '전력망의 디지털 전환(DX)에 따른 성장통'으로 해석한다. 월가와 에너지 업계 안팎에서는 특히 생성형 AI의 확산이 반도체를 넘어 '에너지 수급'이라는 실물 경제의 제약 조건에 직면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실화 가능성 둘러싼 논란… "지나치게 높은 수치" 신중론도

다만 이번 4배 폭증 시나리오가 그대로 실현될지를 두고는 전력 당국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RCOT 경영진은 해당 수치가 각 기업의 계획을 단순 합산한 성격이 강해 실제 미래 부하보다 높게 책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차드 실리(Chad Seely) ERCOT 수석 부사장 겸 법률 고문은 지난 21일(현지시각) 텍사스 공공유틸리티위원회(PUCT)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예비 부하 예측치를 신뢰성 평가나 송전망 분석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위원회 측과 협력하여 해당 수치를 보다 정교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ERCOT은 당장 다가올 오는 2026년 여름 피크 수요를 90,500MW에서 98,000MW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예비 보고서가 제시한 2026년 전망치인 112,000MW와 비교해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데이터센터 등의 건립 계획이 실제 전력 수급 상황이나 인허가 절차에 따라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 있는 변수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에너지 믹스 재편과 공급 안정성 확보가 최대 과제


이번 전망치는 설령 수치상의 조정이 이루어지더라도 텍사스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던지는 함의가 크다.

화석연료 중심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AI라는 거대 소비처가 등장함에 따라,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천연가스(LNG) 발전의 역할론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등 차세대 에너지원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텍사스주가 추진 중인 전력망 현대화 사업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향후 10년간 송전망 확충 및 발전 설비 증설에만 최소 1000억 달러(약 147조 88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전력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전기요금 인상은 물론, 산업 현장의 셧다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텍사스는 미국 내 다른 주와 연결되지 않은 독립된 전력망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자체적인 발전 설비 확충과 그리드 현대화가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텍사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송전망 확충 속도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아야 한다"라며 "에너지 규제 당국과 운영 기구 간의 긴밀한 정책 조율이 향후 텍사스 경제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