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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부펀드, 1분기 100조 날렸다… 美 기술주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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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부펀드, 1분기 100조 날렸다… 美 기술주 직격탄

4개 분기 만의 첫 손실… 주식 -2.6%, 기준 지수는 소폭 상회
4월 휴전 이후 반등… 상반기 전체론 플러스 유지
트론드 그란데 NBIM 부사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론드 그란데 NBIM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연기금글로벌(GPFG)이 미국 대형 기술주 급락과 노르웨이 크로네화 강세라는 이중 압박에 2026년 1분기 약 680억 달러(약 100조9120억 원)의 운용손실을 냈다.

프랑스 CNEWS가 AFP통신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각) 보도하고, 블룸버그·로이터 통신과 NBIM(노르웨이 은행 투자운용) 공식 성명이 같은 날 세부 내용을 발표했다.

NBIM 발표에 따르면 이 펀드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9%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회계 기준 운용손실은 6360억 크로네(약 680억 달러·약 100조9120억 원)에 달했다. 4개 분기 만에 처음 기록한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환율 변동 효과를 포함한 펀드 전체 자산 감소분은 1조2700억 크로네(약 1360억 달러·약 201조9170억 원)로, 순수 투자 손실보다 훨씬 크다. 3월 말 기준 총 운용자산은 약 2조2000억 달러(약 3264조8000억 원)다.

기술주 직격탄… 이란전쟁이 도화선


미국과 이스라엘이 올해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연합 공습을 단행하면서 촉발된 지정학적 충격으로 S&P500지수는 2022년 이후 가장 깊은 분기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이후 휴전 발표와 함께 시장이 부분 회복하면서 4월 들어 손실이 상당 부분 만회됐다.

GPFG의 자산 70.2%를 차지하는 주식 부문이 -2.6%의 수익률을 내며 전체 손실을 주도했다. 채권(27.6%)은 -0.2%, 비상장 재생에너지 인프라(0.4%)는 -1.9%를 기록한 반면, 비상장 부동산(1.8%)만 +1.2%로 플러스 수익을 냈다.

NBIM 부최고경영자 트론드 그란데는 성명에서 "어려운 시장 환경이 지속된 분기의 결과"라며 "채권과 부동산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특히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이번 실적을 결정지었다"고 밝혔다.

올해 초 기준 이 펀드의 최대 보유 종목은 엔비디아(Nvidia), 애플(App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로, 기술주 집중도가 높은 포트폴리오 특성상 시장 변동성에 취약했다. 환율도 손실을 키웠다.

크로네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대부분 외화 자산으로 구성된 펀드의 가치를 크로네 기준으로 환산할 때 추가 하락을 불렀다.

이번 손실은 지난해 1분기 4150억 크로네 손실과 마찬가지로 미국 기술주가 주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펀드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집중도 리스크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자산 쏠림 논란… "비중 유지" 고수


NBIM은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을 미국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 자산운용사와 중앙은행들이 미국 시장 비중 축소 움직임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집중도는 논란을 낳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노르웨이 재무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미국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정치적 결정 사안"이라며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그란데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펀드가 현재 스페이스엑스(SpaceX)의 투자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이 우주·위성 기업은 오는 여름 약 1조7500억 달러 기업 가치를 목표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그란데는 "스페이스엑스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투자 타당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4월 들어 반등… 상반기 전체론 흑자 유지


그란데는 휴전 발표 이후 4월 들어 시장이 회복되며 1분기 손실분이 이미 상당 부분 만회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주 강세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상반기 전체로는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NBIM 최고경영자 니콜라이 탕겐은 "금융 섹터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에서 양호한 수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GPFG는 1998년 운용 개시 이래 연평균 명목 수익률 6.64%를 기록하며 장기 성과를 쌓아왔다.

월가에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가 펀드 수익률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