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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희토류는 안 판다” 브라질 정계, 세라 베르데의 ‘미국행’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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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희토류는 안 판다” 브라질 정계, 세라 베르데의 ‘미국행’에 제동

28억 달러 규모 희토류 빅딜 무산 위기… 브라질 대법원으로 간 ‘자원 안보’ 논쟁
‘중국 대항마’ 브라질 희토류 광산, 미국 매각 두고 국가 안보 갈등 고조
브라질 정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희토류 생산업체 ‘세라 베르데(Serra Verde)’의 매각 계획이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 정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희토류 생산업체 ‘세라 베르데(Serra Verde)’의 매각 계획이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됐던 브라질의 대형 희토류 광산 매각 프로젝트가 국가 안보와 자원 주권 논란에 휩싸이며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브라질의 유력 정당이 전략 자산인 희토류 광산의 해외 매각을 중단해 달라며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희토류 생산업체 ‘세라 베르데(Serra Verde)’의 매각 계획이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 ‘중국 독점’ 깰 핵심 기지… 28억 달러 규모의 매각 추진


세라 베르데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희토류 생산지 중 하나로, 전기차 모터와 풍력 터빈 등에 필수적인 ‘중희토류’를 생산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다.

브라질 고이아스주에 위치한 이 광산은 전기차와 첨단 무기 체계의 필수 소재인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 등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희토류 독점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약 28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 등 해외 자본의 인수 시도가 이어져 왔다.

브라질의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당은 대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세라 베르데는 단순한 민간 기업이 아닌 국가의 전략적 자산"이라며, "정부의 면밀한 검토와 의회 승인 없이 해외로 매각되는 것은 자원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 ‘자원 민족주의’와 ‘지정학적 이해관계’의 충돌


이번 소송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각국이 전략 자산 통제를 강화하는 ‘자원 민족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다.
브라질 정계는 희토류가 21세기의 석유와 같다고 보고, 이를 해외에 매각하기보다는 국내 산업 발전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라 베르데의 매각 시도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려는 미국의 ‘공급망 동맹’ 강화 전략의 일환이었다. 브라질 내의 매각 반대 움직임은 미국 정부의 자원 확보 전략에도 상당한 차질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대법원이 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을 수용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인수 합병 절차는 전면 중단되며 이는 글로벌 희토류 가격 시장에도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

◇ 한국 첨단 산업 및 공급망 전략에 주는 시사점


특정 국가의 자원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더라도, 해당국의 정치적 상황이나 법적 규제에 의해 언제든 공급망이 끊길 수 있다는 리스크를 재확인해야 한다.

브라질 외에도 호주, 캐나다, 베트남 등 다양한 지역으로 희토류 수입선을 분산하고, 정부 차원의 ‘자원 외교’를 통해 국가 간 협정을 체결하여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천연자원 확보가 어려워지는 ‘자원 민족주의’ 시대를 대비해,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는 대체 기술 개발과 폐배터리·모터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재활용(Recycling) 산업을 국가 전략 과제로 키워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