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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전기차, 2년 만에 65만 대 돌파…유럽서 테슬라·BMW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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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전기차, 2년 만에 65만 대 돌파…유럽서 테슬라·BMW 정조준

스마트폰 생태계 연동 강점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독일 브랜드 아닌 대중차 점유율 잠식 가능성" 지적
뮌헨 연구개발(R&D)센터·테슬라 인력 영입으로 현지화 속도전…공급망 이식 가능성은 여전히 변수
샤오미 YU7 발표하는 레이쥔 CEO.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샤오미 YU7 발표하는 레이쥔 CEO. 사진=연합뉴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Xiaomi)가 첫 전기차 출시 2년 만에 누적 65만 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2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는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공식화하며 테슬라·포르쉐·BMW·메르세데스-벤츠를 직접 겨냥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공개했다.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를 돌파하기 위해 유럽을 새 격전지로 선택한 것이다.

30분에 5만 대, 3분에 20만 건…중국을 뒤흔든 '속도전'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雷軍)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자동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불과 3년 만에 첫 모델 '스피드 울트라 7(SU7)' 세단을 출시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주문 개시 30분 만에 5만 대가 완판됐다.

SU7이 중국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뒤, 두 번째 모델 YU7은 페라리 '푸로산게(Purosangue)'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출시 당시 단 3분 만에 사전 주문 20만 건을 돌파했다.

기본형 가격은 25만 3500위안(약 5460만 원)으로 테슬라 모델Y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지난해 베이징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41만 1082대로, 당초 목표였던 35만 대를 17% 웃돌았다. 수요는 여전히 생산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상황이다. 76초마다 한 대씩 완성되는 이 공장의 자동화율은 91%에 달한다.

레이쥔 CEO는 지난 25일 베이징 모터쇼에서 유럽 엔지니어와 공동 개발한 첫 차량 'YU7 GT'를 공개하며 "최고급 독일 자동차의 수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오는 5월 말 출시 예정이다.

샤오미 최고재무책임자(CFO) 알랭 람(Alain Lam)은 최근 노르웨이 국부펀드(규모 약 1조 8000억 달러, 약 2640조 원) 수장 니콜라이 탕겐과의 대담에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연결성과 스마트 기능에서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샤오미 그룹 전체 매출은 4573억 위안(약 98조 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기차 사업 부문 매출은 처음으로 1000억 위안을 넘어섰고, 사업 시작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뮌헨 연구개발센터·테슬라 인력 영입…현지화에 속도


샤오미는 지난해 독일 뮌헨에 전기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75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채용했다.

유럽 진출 첫 번째 국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쉬페이(徐菲)는 국제 언론과의 첫 전략 설명회에서 "유럽 시장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품질과 성능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인력 확보 전선에서도 샤오미의 공세가 두드러진다. 샤오미는 테슬라 유럽 물류·배송 총괄 인력이었던 디터 로렌츠(Dieter Lorenz)를 유럽 배송 및 물류 책임자로 영입했다.

로렌츠는 테슬라에서 약 6년간 독일·폴란드·체코 등 중부 유럽 전역의 차량 인도 시스템을 구축한 인물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자산도 유럽 전략의 핵심 무기다. 샤오미는 현재 유럽에서 세 번째로 인기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다.

컨설팅업체 가베칼 리서치(Gavekal Research)의 어난 추이(Ernan Cui) 애널리스트는 "샤오미는 다른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보다 강력한 글로벌 유통망을 갖췄고, 제품 경쟁력도 전통 완성차 업체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독일 프리미엄 공략보다 대중차 점유율 잠식이 현실적"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에서의 성공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Schmidt Automotive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브랜드의 영국·유럽 신차 시장 점유율은 8.6%에 그쳤으며 독일과 프랑스 등 핵심 시장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다.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 창업자 마티아스 슈미트(Matthias Schmidt)는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샤오미가 유럽에서 성과를 낸다 해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는 대중차 업체의 점유율을 잠식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컨설팅업체 오토싱(AutoXing) 설립자 레이싱(Lei Xing)은 "샤오미의 주요 경쟁 상대는 테슬라, 포르쉐, BMW, 메르세데스-벤츠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 가전 분야의 브랜드 기반이 다른 중국 브랜드 대비 중요한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기술 규제 리스크도 변수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샤오미 SU7의 반자율주행 기능 작동 중 3명이 사망한 교통사고를 계기로 검증되지 않은 자율주행 기술 적용에 대한 감독을 강화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의 상하이 거점 애널리스트 크리스 리우(Chris Liu)는 "샤오미 경쟁력의 상당 부분은 중국 공급망과 생태계에 묶여 있고, 이를 해외로 이식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올해 중 유럽에서 공식 납차를 시작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2027년을 현실적인 유럽 진출 원년으로 보고 있어 일정을 둘러싼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