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국무위원들이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구윤철 부총리는 가업상속공제 제도 문제점에 대한 이 대통령의 농담 섞인 발언에 웃어 넘기는 반응이었다. 물론 겉으론 웃고 속으론 쥐구멍을 찾았었을 수도 있다. 또 이광현 국세청장도 이 제도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1987년 중소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기술 전수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전통문화 사업의 명맥이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제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중견 기업들의 절세 수단으로 전락한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대통령의 계획대로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개선된다면 상속세 납부 없이 경영을 세습했던 중견 제약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다. 기존의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적용하면, 연매출 5000억 원 미만일 경우 600억 원을 절세할 수 있다. 단, 아버지가 30년 이상 경영하고 자식이 대표이사로 2년 이상 재직해야만 가능하다.
삼성 오너 일가는 약 12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5년간 6회에 걸쳐 납부했다. 연매출 1조4000억 원 규모의 한미그룹(한미약품)의 경우 수천억 원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다 경영권 싸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것들과 비교해볼 때 중견 제약사 오너들의 기업 상속은 불공정하다. 특히 중견 제약사들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기업이 오너 일가의 독자적 소유라고 보기 어렵다.
만일 어머니가 없는 상황에서 아버지가 갖고 있는 공시지가 20억 원 규모의 아파트를 아들이 혼자서 상속받게 되면 약 4억2000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된다. 세금 납부할 돈을 마련할 수 없다면 아버지가 남긴 소중한 집이라도 매각해야 된다. 이와 비교해도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통해 세금 한 푼 내지도 않고 중견 제약사 오너가 되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
제약사 오너들은 "신약 개발은 국민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서 기술 전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가업상속공제를 주장할 수 있다. 통상 제약사들은 오너 회장이 기업을 지배하고 영업 담당과 연구개발 담당을 각각 기용해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하고 자식은 상무로 재직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자식들 상당수가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왔으며 상무로 입사해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절차를 밟는다. 이 절차 속에 신약 개발 기술 전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또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제네릭(복제약)을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중견 제약사가 신약 개발 기술을 갖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unghochoi559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