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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화웨이 태양광 장비 자금줄 차단… ‘에너지 안보’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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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화웨이 태양광 장비 자금줄 차단… ‘에너지 안보’ 초강수

집행위, 고위험 공급업체 인버터 사용 시 보조금 중단… “기반 시설 마비 차단 목적”
공급망 탈중국 가속화 전망… 오는 11월 1일까지 기존 프로젝트 예외 여부 최종 결정
유럽연합(EU) 은 화웨이 등 ‘고위험 공급업체’의 태양광 인버터를 사용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EU 자금 지원을 전격 중단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 은 화웨이 등 ‘고위험 공급업체’의 태양광 인버터를 사용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EU 자금 지원을 전격 중단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화웨이 등 ‘고위험 공급업체’의 태양광 인버터를 사용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EU 자금 지원을 전격 중단한다.

4일(현지시각) 유럽 언론 폴리티코(Politico) 보도에 따르면, EU는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외국 세력의 간섭과 중단 위험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이 같은 실무 지침을 마련하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섰다.

에너지 인프라 보호 ‘실행 단계’ 돌입… 화웨이 정조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변인 시오반 맥거리(Siobhan McGarry)는 지난 4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외국 세력에 의한 EU 핵심 기반 시설 교란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 당장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인 인버터 공급망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데 있다.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직류 전기를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교류 전기로 전환해 전력망으로 흘려보내는 장치다.

단순히 전력을 변환하는 기능을 넘어 전력망 전체의 흐름을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하기에 보안상 취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EU 당국은 고위험 공급업체가 장악한 인버터 시장의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외부 세력이 원격으로 전력 생산 매개변수를 조작하거나 발전 자체를 중단시켜 국가적 정전(Blackout)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맥거리 대변인은 “운영 데이터에 대한 무단 접근이나 원격 셧다운 등은 에너지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11월 1일 예외 허용 여부 관건… 글로벌 공급망 요동

익명을 요구한 EU 관계자는 이번 금지 조치가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북한, 이란 출신의 공급업체에 모두 적용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태양광 인버터 시장의 80%를 중국 기업이 점유하고 있으며, 화웨이가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 기술력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EU 자금을 지원받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사업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이미 고위험 업체 장비를 도입한 프로젝트는 예외 신청을 할 수 있다”며 “집행위원회는 오는 11월 1일까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장비 교체 없이 프로젝트 지속 여부를 최종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은 과거 5세대 이동통신(5G) 망 구축 과정에서도 화웨이와 ZTE의 장비를 배제하도록 권고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태양광 인버터 자금 지원 중단 역시 통신에 이어 에너지 산업에서도 중국 기술의 영향력을 거둬내겠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공급망 재편에 따른 불확실성 증폭… 안보와 비용 사이의 갈림길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유럽 내 재생에너지 확산 속도와 비용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공급선 변경은 태양광 발전 원가 상승과 프로젝트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일 기준 1달러당 1,477.5원(한화)에 달하는 고환율 상황은 국내외 에너지 기업들에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산 장비 도입 시 환율 영향과 상대적으로 높은 단가로 인해 전체 프로젝트 사업비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 에너지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단기적인 비용 상승보다 국가 핵심 인프라의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국익에 부합한다”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EU는 이번 조치와 더불어 개정된 사이버보안법(Cybersecurity Act)을 통해 중장기적인 안보 위협에 대응할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화웨이 측은 이번 EU의 결정과 관련하여 현재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