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후 질서 재편 논의 본격화…유럽도 지지
이미지 확대보기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이후 중동 안보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이란과의 ‘중동 불가침 조약’ 구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외교관들을 인용해 사우디가 동맹국들과의 논의 과정에서 중동 국가들과 이란 간 불가침 협정 구상을 제안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사우디는 냉전 시기 유럽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된 1970년대 ‘헬싱키 프로세스’를 잠재적 모델로 검토하고 있다.
◇ “전쟁 끝나도 더 강경한 이란 남을 수도”
특히 미국의 중동 군사 개입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지역 안보 체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75년 체결된 헬싱키 협정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 옛 소련 진영이 안보 문제와 경제 협력을 논의하며 냉전 긴장을 완화했던 체제다.
FT는 “유럽 주요 국가들과 유럽연합(EU)도 사우디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다른 걸프 국가들에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측은 이런 체제가 향후 충돌을 막고 이란에도 “공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이스라엘 빠지면 역효과 가능성”
다만 실제 협정 성사 가능성에는 변수도 많다.
한 아랍 국가 외교관은 “대부분 아랍·이슬람 국가와 이란도 이런 구상을 환영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분위기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을 동시에 협상 틀 안에 넣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빠질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며 “많은 국가들이 이제는 이스라엘 역시 지역 불안정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전쟁으로 끌어들였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도 레바논 헤즈볼라와 가자지구 하마스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리아 남부 일부 지역도 점령 중이다.
◇ 사우디·UAE 입장차
중동 내부에서도 국가별 시각 차이는 존재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전쟁 기간 가장 강경한 반이란 입장을 유지했으며 전후에도 이스라엘과 관계 강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와 일부 걸프 국가들은 파키스탄이 주도하는 미국·이란 중재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
FT는 “사우디가 지난해 9월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한 파키스탄, 터키, 이집트와 안보·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의 카와자 아시프 국방부 장관은 최근 카타르와 튀르키예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경제·방위 동맹 구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