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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독점 깰 ‘6세대 전투기 동맹’ 英 재정난에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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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독점 깰 ‘6세대 전투기 동맹’ 英 재정난에 균열

닛케이 “영·일·이 차세대 전투기(GCAP) 예산 동결…日 타카이치 내각 전력 공백 직격탄”
캐나다·독일 ‘미국산 대안’ 찾아 이탈 조짐…속도전 앞선 K-방산 반사이익 주목
영국 BAE 시스템즈 전시관에 당당히 전시된 유럽·아시아 합작 6세대 전투기 ‘GCAP’의 실물 크기 개념 모델. 미국 록히드마틴의 독점을 깨기 위해 영국·일본·이탈리아가 야심 차게 추진하던 이 대형 프로젝트가 영국의 긴축 재정 여파로 본계약 예산이 동결되는 전례 없는 사태를 맞이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BAE 시스템즈 전시관에 당당히 전시된 유럽·아시아 합작 6세대 전투기 ‘GCAP’의 실물 크기 개념 모델. 미국 록히드마틴의 독점을 깨기 위해 영국·일본·이탈리아가 야심 차게 추진하던 이 대형 프로젝트가 영국의 긴축 재정 여파로 본계약 예산이 동결되는 전례 없는 사태를 맞이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록히드마틴의 5세대 전투기(F-35) 독주 체제를 깨고 유럽과 아시아의 방산 기술을 융합해 개발 중이던 역사상 첫 6세대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 ‘GCAP(Global Combat Air Programme)’이 영국의 심각한 재정난으로 인해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전력화 목표 시한인 2035년을 맞추기 위해 속도전을 벌이던 일본과 이탈리아 등 동맹국들은 영국의 예산 집행 지연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 틈을 타 캐나다와 독일 등 잠재적 우방국들이 이탈 조짐을 보여 글로벌 항공 방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31일(현지 시각)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런던발 보도에 따르면, 영국 키어 스타머 행정부가 초긴축 재정 정책을 펼치면서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국방투자계획(DIP) 승인을 무기한 미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내년으로 예정된 프로토타입(시제기) 시험 비행은 물론, 2035년 실전 배치라는 거대한 안보 로드맵 전체가 전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 중이다.

매체는 중일 간 남중국해·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고조 속에서 기존 전투기의 퇴역 기한이 임박한 일본 정계가 영국의 예산 지연에 극도의 좌절감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反미국 방산 생태계’의 침몰 위기…독·캐나다 대안 찾아 각자도생


영국 BAE 시스템즈,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이탈리아 레오나르도가 합작법인 ‘에지윙(Edgewing)’을 설립해 추진 중인 GCAP은 미 국방부의 철저한 통제에서 벗어나 ‘독자적 주권 방산 역량’을 확보하려는 우방국들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치솟는 차입 비용을 통제하기 위해 가혹한 재정 준칙을 들이밀며 60억 파운드(약 10조 원) 규모의 본계약 서명을 미루자, 연쇄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마크 카니 행정부가 이끄는 캐나다는 미국 중심의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GCAP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려던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오타와 맥도널드-로리에 연구소의 리처드 시무카 선임연구원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GCAP은 캐나다가 미국 생태계 밖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게 신뢰할 만한 차세대 전투기 프로그램이었다”며 영국의 지연이 가져온 서방 방산 진영의 충격을 토로했다.

여기에 프랑스·스페인과 별개로 ‘미래전투항공시스템(FCAS)’을 개발하던 독일마저 공동 개발국 간의 고질적인 주도권 싸움에 지쳐 GCAP으로의 자금 전환을 저울질하던 중, 영국의 사법적·재정적 병목 현상을 목격하고 깊은 고심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에밀 아르샹보 독일외교협회(DGAP) 연구원은 매체에 “독일이 대규모 국방비를 투입할 준비가 됐지만, 과연 GCAP이 FCAS보다 더 높은 신뢰성을 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英 동맹 균열의 나비효과…韓 KF-21 차세대 시장 독점 신호탄


항공 안보 전문가들은 영·일·이 6세대 전투기 동맹의 이번 균열 사태가 한국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국산 전투기 ‘KF-21(보라매)’의 장기적 수출 전선과 6세대 진화 로드맵에 상상 이상의 거대한 반사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미국산 독점’에 신음하면서도 유럽의 느려터진 공동 개발 속도에 실망한 우방국들(동남아, 중동, 호주, 캐나다 등)에게, 약속된 예산과 기한을 칼같이 맞추며 양산 단계에 진입한 한국의 KF-21은 가장 매력적인 ‘제3의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밖에 없다. 영국의 재정 마비로 인해 6세대 전투기 조달 시장에 거대한 공백(Market Gap)이 발생할 경우, 이미 검증된 4.5세대인 KF-21을 기반으로 스텔스 성능을 조기 개량해 성능과 가격을 모두 잡은 ‘K-방산 고속 침투’가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이번 영국의 방산 투자 지연은 기술 공유와 지분 조율이라는 거대 공동 개발 프로젝트의 고질적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파트너 간 리스크로 스스로 주저앉고 있는 유럽·일본의 항공 동맹을 뒤로하고, 대한민국 방산업계가 독자적인 제조 역량과 타임라인을 무기로 전 세계 차세대 하늘길을 장악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