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완전 철수·사격 중단 전제 조건… 美 하원은 찬성 215표로 이란전 중단 결의
유가 하락 속 미·이란 양해각서 협상 막바지, 종전까지 변수 여전
유가 하락 속 미·이란 양해각서 협상 막바지, 종전까지 변수 여전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도 3~4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4차 고위급 3자회의 직후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휴전 이행에 합의했음을 확인했다.
헤즈볼라 변수가 핵심…조건부 합의의 한계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완전한 사격 중단"과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이남 지역에서 헤즈볼라 요원의 전원 철수를 전제로 한다.
양국은 레바논 정규군이 헤즈볼라를 배제하고 독점 통제하는 시범 안전구역을 신속히 설치하기로 했다.
성명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상대방에게 적대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하고, 직접 협상을 이어가 모든 미결 사안을 해결하며 포괄적 협정을 향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헤즈볼라가 이번 협상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으며, 이번 합의 수용 여부를 즉각 밝히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헤즈볼라의 고위급 대표들과 대화했으며 그들이 교전 전면 중단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레바논과 계속 싸우는 일에 다소 불만이 있었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욕설까지 섞어가며 전선 확대를 막으려 했다고 전해진다.
합의 발표 직후 두 정상이 합의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으면서 미·이스라엘 간 엇박자가 재차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까지 등 돌린 이란전…유가 하락세로 종전 압력 가중
국내 정치적 부담도 트럼프를 압박하고 있다. 미 하원은 3일(현지 시각) 전쟁권한법에 근거한 이란 철군 결의안을 찬성 215표, 반대 208표로 가결했다.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지면서 4개월째 이어진 이란 전쟁에 대한 공화당 내 이탈 기류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번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거나 전쟁을 계속하려면 의회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는 내용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제 전쟁 종료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지속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운대 연구진 논문을 인용해 이란 전쟁 이후 미국 소비자들이 추가로 부담한 연료비가 약 400억 달러(약 59조7000억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유가는 이번 합의 소식에 즉각 반응했다. 4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8% 내린 배럴당 95.23달러, 브렌트유는 0.7% 떨어진 배럴당 97.1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채 선물도 오름세를 보였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다섯 번의 평화 협상 기대 국면에서 WTI를 매수하고 강경 발언 때 매도한 원유 트레이더들은 배럴당 68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선물 자체는 25달러 오르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협상 과정의 변동성이 그만큼 컸음을 보여준다.
종전까지 남은 산들…핵 협상·쿠웨이트 공항 피해 등 변수 산적
미·이란 협상에서 레바논 문제 외에도 이란이 양해각서 체결 범위 내에서 선박의 자유 통항을 허용할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아있다.
악시오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양측이 논의 중인 양해각서에는 휴전 60일 연장, 핵 프로그램 협상 개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서명하지 않고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서방 관리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새 자료를 근거로, 이란의 핵무기 비밀 개발 위험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첫 군사 공격 이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어 협상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한편 미국과 이란은 최근 며칠 사이 소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며 4월 휴전 이후 가장 큰 충돌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최근 교전은 바레인과 쿠웨이트로까지 번졌고, 쿠웨이트 민간 공항이 공격을 받아 최소 1명이 숨지고 수시간 동안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카타르 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이란 협상 진전을 논의했다. 에미르는 "모든 당사자 간 정치·외교적 해법과 대화를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카타르 국영 뉴스통신(QNA)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이론적으로 이란은 서명에 꽤 가까이 왔으며, 합의에 서명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레바논 전선 안정, 헤즈볼라의 합의 이행, 핵 협상 틀 구축이라는 세 고비를 넘어야 하는 만큼 협상 완결까지는 아직 험로가 남아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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