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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드론 전쟁이 바꾸는 방산 판도… 우크라이나가 증명한 '실전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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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드론 전쟁이 바꾸는 방산 판도… 우크라이나가 증명한 '실전 AI'

국방 AI 단일 운영체제 3~5년 내 실현… 글로벌 방산·AI 투자 지형 재편
팔란티어 선점·동맹국 데이터 개방… K-방산 AI 경쟁력 점검 시점
인공지능이 드론과 지상 로봇의 데이터를 분석해 표적을 탐지하고, 킬체인 의사결정을 가속화하여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이 드론과 지상 로봇의 데이터를 분석해 표적을 탐지하고, 킬체인 의사결정을 가속화하여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자율 드론이 하루에 수천 대씩 교전하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인공지능(AI)이 이미 전투 패러다임을 뒤바꾸고 있다는 공식 선언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국방부 AI센터장 다닐로 츠복(Danylo Tsvok)과의 인터뷰에서 "AI가 전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미 그 과정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앞으로 3~5년 안에 러시아와 '운영체제 전쟁(war of operating systems)'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선 1200킬로미터(㎞)에서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단일 AI망으로 통합해 지휘 결정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전선 1200㎞를 하나로 묶는 AI 지휘망

올해 3월 설립된 우크라이나 국방부 AI센터는 미하일로 페도로프 국방장관 주도 아래 AI·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국방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츠복 센터장은 현재 약 100만 명 규모의 우크라이나군이 지휘 체계에 AI 도구를 이미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개별 기능별로 분산 운용되는 단계다.

그가 제시한 다음 목표는 전선 최전방 소부대부터 전략사령부까지 의사결정을 아우르는 단일 운영체제다. 츠복 센터장은 "더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그 데이터를 더 잘 이해하며 해법을 제시하는 쪽이 우위를 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체계가 무기·데이터 시스템을 '조율된 방식으로 움직이는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로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실전 기반 역시 빠르게 쌓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비영리 디지털 플랫폼 'OCHI'는 1만 5000개 드론 부대 영상 피드를 한곳에 모아 2022년 이후 200만 시간, 연수로 환산하면 228년치 전장 드론 영상을 축적했다.
이 데이터는 전투 전술, 표적 탐지, 무기 효과 분석 등 AI 모델 훈련에 활용된다. OCHI 설립자 올렉산드르 드미트리예프(Oleksandr Dmitriev)는 "AI에게 200만 시간짜리 영상을 학습시키면 초자연적인 수준의 역량을 갖추게 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브레이브1(Brave1) 플랫폼에는 현재 AI 관련 개발 성과 300여 건이 등록돼 있으며, AI와 컴퓨터 비전 기반 시스템 70여 종이 실전 투입됐다.

드론 수천 대가 바꾼 전장… "인간이 AI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하루에 수천 대의 무인기(UAV)를 서로에게 쏟아붓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선 병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지상 로봇도 도입하고 있다.

드론이 전장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정밀 타격하는 방식은 이미 '킬체인(kill chain)'으로 표적 탐지부터 타격까지의 절차를 가속화 했고, AI가 의사결정에 본격 개입하면 이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츠복 센터장은 전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새로운 딜레마도 부각된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투 결정에 인간이 개입하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츠복 센터장은 "AI 시스템이 인간을 앞지르는 수준에 도달하면 오히려 인간의 개입이 의사결정을 늦추는 병목이 될 수 있다"며 "그때 우리는 어떻게 자율 시스템이 제안하는 결정을 따라갈 것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장 AI 개발과 인간 통제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지를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해진다는 뜻이다.

러시아 역시 AI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고위 방공 지휘관은 올해 4월 로이터에 "러시아가 도시 공격용 드론·미사일 계획 수립에 AI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어 공격 계획 시간이 대폭 단축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전장 데이터가 글로벌 AI 경쟁의 새 자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최대 실전 AI 훈련장'이라는 새로운 성격도 띠기 시작했다.

미국 팔란티어(Palantir) 등 민간 AI 기업들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측이 조성한 '브레이브1 데이터룸(Brave1 Dataroom)'을 통해 동맹국들도 전장 데이터를 AI 모델 훈련에 활용할 수 있다.

올해 3월 우크라이나는 동맹국 AI 모델에 전장 데이터를 개방하는 조치를 단행했고, 페도로프 장관은 "미래 전쟁은 자율 시스템의 몫"이라고 선언했다.

츠복 센터장은 "이곳은 자신의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실전 데이터의 가치가 연구실 환경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점에서 글로벌 방산·AI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그는 또 국방부가 AI 기반 병력 충원·인사 시스템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페도로프 장관의 데이터 중심 국방부 개혁 구상의 일환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