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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70% 급등 속 키옥시아 ‘속도 조절’… 공급 감소에 삼성·SK 반사이익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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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70% 급등 속 키옥시아 ‘속도 조절’… 공급 감소에 삼성·SK 반사이익 확대 기대

3개년 설비투자, 과거 피크 대비 10% 축소… LTA 비중 50% 확충으로 리스크 분산
시장선 "장기 계약 전면 부상은 사이클 정점 신호"… 한국 기업의 낸드 회귀 시점이 변수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등하고 있지만,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가 오히려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등하고 있지만,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가 오히려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현지시각)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등하고 있지만,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가 오히려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옥시아는 향후 3년간 설비투자를 과거 최고치였던 20233월기(5104억 엔, 48100억 원)보다 10% 줄인 연평균 4700억 엔(44300억 원)으로 제한한다.

이번 결정은 대규모 증산이 초래할 메모리 시장의 공급 과잉과 시황 악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역량을 집중하며 범용 낸드 공급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시장 전반의 공급 제약이 지속되면서 단기 반사이익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공급계약(LTA) 50% 확충의 부메랑.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장기공급계약(LTA) 50% 확충의 부메랑. 도표=글로벌이코노믹


과거 증산의 후유증… 뼈아픈 적자 기억에 발목 잡힌 일본 반도체 거두


키옥시아가 이처럼 보수적인 태도로 돌아선 배경에는 지난 2022년의 쓰라린 실패 경험 때문이다. 당시 키옥시아는 三重(미에)현 요카이치시 공장에 1조 엔(94200억 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확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뒤 곧바로 부메랑을 맞았다.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급감하며 축적된 재고 탓에 키옥시아는 2023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업계 전반의 대규모 적자를 촉발한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

과거의 공포는 호황기인 현재도 투자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기업 간 장기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치솟을 전망이다. 이는 인공지능용 초고속 메모리(DRAM)의 상승률인 60%를 웃도는 수치다.

일본 QUICK 컨센서스(시장 예상 평균) 기준 키옥시아의 20293월기 영업이익은 20263월기 대비 약 12배 폭등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럼에도 키옥시아는 클린룸 여유 공간이 있는 이와테현 가타카미 공장에만 보수적으로 투자를 집행하며 현금 흐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 공급 계약 50% 확충의 부메랑… "LTA 전면 부상은 사이클 붕괴 신호"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키옥시아가 꺼내든 카드는 장기공급계약(LTA)이다. 오오타 히로오 키옥시아 사장은 오는 2028년 출하량의 50%를 장기 계약으로 채우겠다고 발표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과 다년 계약을 통해 가격 급락 위험을 방어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시장의 시선이 온전히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반도체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LTA 계약 체결이 본격화하는 시점 자체가 오히려 시장의 고점을 알리는 신호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 부족 극단화 단계에서 고객사들은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 계약을 서두르고, 공급자 역시 가격을 높은 수준에서 고정(락인)하려 하기 때문이다. , LTA 확대는 공급 부족의 결과이자 동시에 과잉 공급의 전조라는 이중적 신호다.

이 시기가 지나면 늘어난 공급과 수요 둔화가 맞물리며 가격이 급락하는 다운사이클이 반복됐다. 키옥시아가 공급을 조절하더라도 한국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이 궤도에 오른 낸드로 공정을 다시 회복시키거나 기습 증산에 나설 경우 수급 균형은 언제든 깨질 수 있다. 한국 기업의 행동이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자 향후 하락을 촉발하는 트리거가 되는 양면성을 지닌 셈이다.

키옥시아 감산이 촉발한 반사이익… 삼성·SK 공급망 내 '소부장 실속주' 뜬다


키옥시아의 보수적인 투자 행보는 범용 낸드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에도 실질적인 기회가 된다. 특히 낸드 고단화 필수 공정인 원자층증착(ALD) 장비 기업 주성엔지니어링과 유진테크, 공정 미세화용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공급하는 디엔에프가 직접적인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키옥시아의 증산 억제로 국내 제조사들의 낸드 가동률 회복과 고단화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소모성 부품인 가스 및 전구체 매출이 급증하는 구조다. 다만 소부장 기업들은 실적 레버리지가 큰 만큼 사이클 반전 시 낙폭도 급격히 확대될 수 있어 섣부른 추격 매수보다는 철저한 분할 접근이 필요하다.

내 주식 창 웃나… 반도체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타이밍 체크포인트'


결과적으로 키옥시아의 투자 제동은 한국 메모리 제조사들의 단기 실적 호전 속도를 끌어올리는 강력한 추진력이다. 그러나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수급 정점 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철저한 타이밍 계산이 요구된다. 투자자들은 향후 자산 배분 전략을 조율하기 위해 다음 두 가지 지표의 상호작용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첫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집행 추이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둔화되면 낸드 수요가 가장 먼저 꺾이기 때문에 분기별 투자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범용 낸드 라인 가동률 전환 시점이다. HBM에 집중하던 한국 기업들이 낸드 시장의 고마진을 노리고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시점을 포착해야 한다.

시장의 피크아웃 신호는 이 두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때 완성된다. 빅테크의 CAPEX가 둔화되는 동시에 국내 제조사의 낸드 가동률 상승이 본격화되는 타이밍이 포착된다면, 이는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겹치는 강력한 고점 신호이므로 즉시 자산 비중을 축소하는 기준선으로 삼아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