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총이익률 38~41% 전망…상장 후 최저가·시총 9조원 증발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 세레브라스시스템스 주가가 상장 후 첫 실적 발표 이후 개장 전 거래에서 급락했다.
세레브라스가 올해 연간 이익률이 1분기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대형 기업공개(IPO) 이후 이어졌던 AI 반도체 기대감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레브라스 주가는 이날 미국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약 14% 하락했다.
이 하락폭이 정규장 개장 이후에도 유지되면 세레브라스 주가는 한 달여 전 상장 이후 최저 수준에서 거래될 전망이다. 시가총액도 60억달러(약 9조3000억원) 이상 줄어들 수 있다.
세레브라스는 2026년 조정 매출총이익률이 38~4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분기 매출총이익률 47%보다 낮은 수준이다. 애널리스트 예상치 29.58%보다는 높았지만 투자자들은 상장 직후 고평가를 정당화할 만큼 강한 수익성 전망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격차가 컸다. 엔비디아의 매출총이익률은 70%대 중반, AMD는 50%대 중반으로 평가된다. 세레브라스의 전망치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 대형 칩·데이터센터 비용이 마진 압박
세레브라스는 대형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칩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다른 구조로 대규모 AI 연산에 특화돼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큰 칩을 제조하는 구조와 데이터센터 확충 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애널리스트들은 세레브라스가 단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고객에게 공급했던 자체 시스템을 다시 임차해 쓰는 방식도 마진 압박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세레브라스가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오픈AI·AWS 계약 기대는 유지
다만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모건스탠리는 세레브라스 목표주가를 기존 250달러에서 273달러로 올렸다. TD코웬도 아마존과 오픈AI 계약이 세레브라스의 장기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레브라스는 오픈AI와 20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앤드루 펠드먼 세레브라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오픈AI의 GPT-5.4가 세레브라스 칩에서 구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이 계약에 따라 세레브라스 반도체를 750메가와트 규모로 배치할 예정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조만간 데이터센터에서 세레브라스 칩을 사용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펠드먼 CEO는 AWS 관련 매출이 내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가 급락은 AI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가 단순한 성장성에서 수익성 검증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레브라스가 오픈AI와 AWS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했더라도 높은 제조 비용과 데이터센터 확충 부담을 이겨내고 안정적인 마진을 낼 수 있는지가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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