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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디지털세 도입국들'에 100% 관세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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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디지털세 도입국들'에 100% 관세 위협

디지털서비스세 도입국의 모든 대미 수출품에 고율 관세 경고
기존 무역합의보다 우선 적용 주장…법적 근거는 불확실해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트루스소셜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IT기업에 디지털서비스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을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과세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통상 갈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이하 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 기업에 디지털서비스세를 부과하는 국가의 상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에 디지털서비스세를 부과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으로 보내는 모든 상품에 즉시 100% 관세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경고했다. 그는 이런 관세가 이미 체결됐거나 시행 중이거나 아직 서명되지 않은 무역합의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했다.

◇ 디지털세 둘러싼 미·유럽 갈등 재점화


디지털서비스세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아마존, 애플 등 미국의 IT 대기업들이 특정 국가에서 벌어들인 디지털 매출에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각국 정부는 다국적 플랫폼 기업이 현지에서 큰 매출을 올리면서도 법인세 부담은 낮은 지역으로 이익을 이전한다고 보고 과세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디지털서비스세가 사실상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조치라고 반발해왔다.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전자상거래, 앱 생태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CNBC는 “디지털서비스세는 일반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기업에 적용되도록 설계돼 있으며 메타, 알파벳, 아마존 같은 미국 기업들이 주요 대상이 된다”고 전했다. 이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덴마크, 폴란드, 포르투갈, 헝가리, 튀르키예 등 10여 개 국가가 디지털서비스세를 도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여러 유럽 국가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서비스세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대형 IT기업의 현지 매출에 3%의 디지털서비스세를 부과해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프랑스가 해당 세금을 철회하지 않으면 와인과 샴페인에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 기존 무역합의와 충돌 가능성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미국과 EU가 이미 별도 무역합의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AP통신은 “미국과 EU가 지난달 대부분의 EU산 수출품에 대한 미국 관세를 15%로 제한하는 무역합의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디지털서비스세는 이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과 EU 사이에서 남은 핵심 쟁점으로 계속 남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0% 관세를 언급하면서 디지털 과세 문제가 기존 무역합의의 안정성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가 기존 무역합의와 관계없이 적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법적 근거를 통해 특정 국가에 100% 관세를 즉시 부과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 대법원 제동 뒤 관세 권한 논란도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별 국가에 대규모 관세를 즉시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거의 모든 국가에 개별 관세율을 매기려 했던 이른바 상호관세 체계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이 백악관에 전 세계를 상대로 광범위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권한을 주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1974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이 조항에 따른 관세는 150일까지만 유지될 수 있고,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100% 관세 위협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또 다른 법적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기존 무역합의보다 우선 적용하겠다는 주장 역시 상대국의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

◇ 캐나다는 압박 뒤 디지털세 철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외국 정부의 디지털서비스세를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불공정 과세로 규정해왔다. 그는 지난해 캐나다가 자체 디지털서비스세를 추진하자 모든 무역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캐나다 오타와 정부는 해당 세금이 시행되기 직전 계획을 철회했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협상 카드로 꺼내 들었다. 디지털서비스세를 도입하려는 국가들이 미국 시장 접근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과세 정책을 되돌리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EU는 디지털서비스세가 특정 국가 기업만을 겨냥한 제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형 플랫폼 기업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와 관계없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동일하게 적용되는 세금이라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유럽의 디지털 과세가 자국 대표 기술기업의 수익성을 직접 겨냥한다고 판단한다. 디지털서비스세는 각국 정부에는 조세 형평성 문제지만 미국에는 빅테크 경쟁력과 직결된 통상 현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