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MOU와 끝났다" 선언 뒤 美, 이틀 연속 이란 공습 단행
브렌트유 5%↑ 78달러 돌파...코스피는 매도 사이드카 발동 급락
브렌트유 5%↑ 78달러 돌파...코스피는 매도 사이드카 발동 급락
이미지 확대보기한 달 남짓 이어지던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미국의 연속 공습으로 무너지면서 국내 정유·방산·반도체 관련주가 요동치고 있다.
CNN과 로이터는 8일(현지시각)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위협하는 이란의 능력을 저지하겠다며 이틀 연속 공습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튀르키예 앙카라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이란과의 양해각서(MOU)가 "끝났다"고 선언한 뒤 이란 지도부를 향해 거친 표현으로 반감을 쏟아냈다.
이번 확전 조짐에 국제 유가와 원화 환율이 동반 급등하면서 서학개미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美 이틀 연속 공습...이란도 85곳 보복 타격
CENTCOM은 이날 성명에서 상선 피격 책임을 묻겠다며 이란의 레이더 시설과 대함미사일 기지, 방공망을 겨냥해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매체는 반다르아바스와 시리크, 차바하르, 부셰르, 키시섬, 아부무사섬 등 남부 해안 도시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차바하르 일부 지역은 정전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 미 해군기지와 쿠웨이트 알리 살렘 공군기지 등 85곳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감행했으며 미군 무인기 MQ-9 1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미 해군은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과 조지 H.W. 부시함을 포함한 군함 19척을 아라비아해 북부에 배치한 상태다. 이 여파로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5.20% 오른 78.02달러(약 11만 7576원)에 마감했고 WTI 8월 인도 선물도 4.37% 상승한 73.52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정유·방산주만 강세
국내 증시는 8일 장중 3%대 낙폭을 기록하다 오후 들어 미국과 이란의 충돌 확대 소식이 전해지며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2분 간격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잇달아 발동됐다.
코스닥은 10개월 만에 800선을 내줬고 코스피도 5%대 급락 마감했다. 원화 환율은 달러당 1513원대로 다시 오름세를 탔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유가 급등은 정유 업계의 정제마진 확대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며, 에쓰오일과 GS칼텍스 등 정유 관련주에는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는 국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K-방산 종목의 수출 기대감도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산에 나란히 약세를 나타냈다.
앞서 지난 3월 이란 전쟁 발발 초기에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코스피가 하루 12% 넘게 폭락한 뒤 다음 날 8%대로 되돌리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벌어진 사례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확전 조짐도 그때와 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물동량이 전 세계 소비량의 20% 안팎에 달하는 만큼, 봉쇄가 실제로 장기화하면 나프타·LNG 수급에 의존하는 국내 석유화학·해운 업종의 원가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원화 약세가 겹칠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큰 현대차와 기아의 수출 채산성에는 오히려 완충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전면전 재개는 아니다"...봉합 가능성도 남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을 이어가겠다면서도 "그들이 때리면 우리는 10배 더 강하게 친다"면서 사태가 매우 짧은 기간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란 지도부와의 협상이 의미가 있을지 의구심도 함께 내비쳤다.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놓고 무모한 전쟁 재개라고 비판했다.
베렌베르크의 홀거 슈미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양측 모두 확전보다 사태를 억누르는 데 이해관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이 이날 이란산 원유 판매 허가를 즉시 철회하며 7월 17일까지 관련 거래를 정리하도록 요구한 만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학개미 입장에서는 유가와 환율의 동반 변동성이 커진 국면인 만큼,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보다는 정유·방산·반도체 업종의 비중 조절을 통한 분산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