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 공모 청약에 7배 몰리며 245억 달러 규모 자금 조달 예고
빅테크 설비투자 둔화 우려 속 마이클 버리 공매도... 장기 계약이 생존 열쇠
빅테크 설비투자 둔화 우려 속 마이클 버리 공매도... 장기 계약이 생존 열쇠
이미지 확대보기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실시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공모 청약에서 7배가 넘는 초과 수요를 기록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약 245억 달러(원화 약 36조 8400억 원, 환율 1달러당 1503원 기준) 규모다.
신규 기업공개(IPO)와 달리 기존 상장사의 ADR 기반 발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대규모다.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진출하며 단행한 주식 발행 역사상 자금 규모만 보면 2014년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IPO 유치액인 250억 달러(약 37조 원)에 육박한다. 다만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거품론이 고개를 들며 주가 변동성이 커진 점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
형식은 ADR, 자금 규모는 IPO급인 역대급 조달
블룸버그통신은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공모 청약이 기관 투자자의 뜨거운 관심 속에 7배 이상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공모에는 글로벌 장기 투자 펀드와 국부펀드, 기술 섹터 전문 펀드들이 대거 참여했다.
베일리 기포드, 코튜 매니지먼트, 시튜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파트너스 등은 이미 70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하는 매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빅테크 투자 조절과 HBM 피크아웃 의구심
역대급 흥행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시선이 온전히 낙관되지는 않는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CAPEX) 속도 조절 신호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지속성 논쟁, 여기에 가격 상승세 둔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AI 반도체 거품론이 확산하는 탓이다.
실제 과열된 인프라 투자 속도가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동반 변동성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6월 말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불과 며칠 만에 30% 가량 급락했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최근 가파른 주가 변동성을 노출했다.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와 불붙은 시장 불안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한 날에도 주가가 8% 급락한 현상은 공급 과잉 전환과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선제적으로 걱정하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대변한다.
살얼음판 업황 돌파구는 철강·LNG식 장기 계약
전문가들은 반도체 기업들이 과거의 호황과 불황이라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철강이나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쓰이는 장기 공급계약(L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5년 만기 장기 계약 구조를 보면, 고객사가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현금 보증금을 예치해야 하고 업황 하락기에도 제조사에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보장하는 가격 하한선을 설정한다.
이는 반도체 가격 폭등기에 얻을 수 있는 추가 이익의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수요 둔화 시기에 기업의 펀더멘털을 지켜주는 강력한 방패가 된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2027년까지가 이러한 유리한 계약을 맺을 적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하고 가치 재평가 성공할까
SK하이닉스 ADR은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종목코드 'SKHYV'로 발행 전 조건부 매매(when-issued trading)를 시작한 뒤, 오는 13일부터 'SKHY'로 정식 거래를 개시한다.
이번 미국 증시 진출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한국 기업이라는 지정학 요인에 따른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글로벌 AI 메모리 플레이어로 제값을 평가받을 시험대다.
공모 과정에서 ADR 할인율을 얼마나 축소하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가치 재평가)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뉴욕 증시의 까다로운 정보 공개 요구에 맞춰 이번 달 말 예정된 실적 발표에서 장기 계약 성과와 매출 비중을 얼마나 투명하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향후 주가의 장기 방향성이 결정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