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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급락에 3배 레버리지 ETF 손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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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급락에 3배 레버리지 ETF 손실 눈덩이

SOXX 25% 하락할 때 SOXL 63% 급락…누적수익률은 단순 3배와 달라
원금 회복에 각각 33%·170% 상승 필요…레버리지 시장노출 581조원
램(RAM) 반도체 칩이 실장된 메모리 모듈 기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램(RAM) 반도체 칩이 실장된 메모리 모듈 기판. 사진=로이터

미국 반도체주 급락으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3배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이 기초자산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ETF가 고점에서 25% 하락하는 동안 하루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약 63% 급락했다. 매일 투자 비중을 다시 맞추는 상품 구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누적 손실이 확대되고 원금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상승 폭도 급격히 커진다.

29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지난달 22일 고점에서 약 25% 하락했지만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 ETF(SOXL)는 같은 기간 약 63% 떨어졌다.

◇ SOXX 25% 하락할 때 SOXL 63% 급락

SOXX는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반도체 ETF다.

SOXL은 같은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상품이다. 기초지수가 하루 1% 오르면 3% 안팎의 수익을 내고 하루 1% 떨어지면 약 3% 하락하는 구조다.

반도체주가 꾸준히 한 방향으로 오를 때는 레버리지 효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면 주가가 급락하거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 매일 투자 비중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

SOXX가 고점에서 25% 떨어졌다고 해서 SOXL의 누적 하락률이 정확히 세 배인 75%가 되는 것은 아니다.

SOXL은 몇 주나 몇 달 동안의 지수 누적수익률을 세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아니라 매 거래일의 수익률을 세 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됐다. 하루 거래가 끝날 때마다 노출 비율을 다시 맞추기 때문에 다음 날의 수익과 손실은 바뀐 기준가격에서 계산된다.
야후파이낸스는 “SOXL의 실제 하락률이 단순 계산한 75%가 아니라 63%인 것도 상품 이상이나 추적 실패가 아니라 일일 재설정과 복리 계산에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 변동장에서는 상승해도 손실 남을 수 있어


일일 재설정 구조는 반도체주가 한 방향으로 계속 상승할 때는 레버리지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시장에서는 기초지수가 출발점으로 돌아오더라도 레버리지 상품의 가격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

기초지수가 첫날 10% 떨어진 뒤 다음 날 11.1% 오르면 이론적으로 처음 수준을 회복한다. 100에서 90으로 떨어진 뒤 90에서 10만큼 올라야 하기 때문에 상승률은 10%보다 큰 11.1%가 필요하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첫날 약 30% 떨어진 뒤 다음 날 기초지수 상승률의 3배인 약 33.3% 오르더라도 원래 가격에 미치지 못한다. 100에서 70으로 떨어진 뒤 33.3% 오르면 가격은 약 93.3에 그친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될수록 이런 차이가 누적된다. 변동성이 큰 횡보장에서도 레버리지 ETF의 가치가 감소할 수 있는 이유다.

◇ 63% 손실 회복하려면 170% 올라야


투자자에게 필요한 원금 회복률은 손실률보다 훨씬 크다.

SOXX처럼 25% 하락한 자산은 현재 가격에서 약 33% 올라야 이전 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 가격이 100에서 75로 떨어진 뒤 다시 100이 되려면 25가 올라야 하며 이는 75의 약 33%에 해당한다.

SOXL처럼 63% 하락한 자산은 약 170% 상승해야 원금을 되찾을 수 있다.

가격이 100에서 37로 떨어진 경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63이 올라야 한다. 현재 가격 37을 기준으로 하면 약 170%의 상승률이 필요하다.

SOXX와 SOXL의 고점 대비 하락률 차이는 38%포인트지만 원금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 차이는 137%포인트에 이른다.

야후파이낸스는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에서 하락 폭 자체뿐 아니라 이후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상승 폭이 훨씬 가팔라진다는 점이 이번 반도체주 조정에서 확인됐다”고 전했다.

◇ 레버리지 ETF 시장노출 580조원 넘어


변동성 확대에도 미국 레버리지 ETF 시장의 규모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깝다.

베어드 스트래티가스에 따르면 규모가 큰 레버리지 ETF 200개의 명목가치는 4000억달러(약 580조6000억원)를 웃돌았다.

명목가치는 투자자가 실제로 넣은 자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레버리지를 적용한 뒤 시장에 노출되는 전체 금액을 의미한다.

이들 상품의 명목가치는 최근 한 달 동안 약 1000억달러(약 145조1000억원) 감소했다. 반도체주를 비롯한 고변동성 자산의 가격이 떨어지고 투자 규모가 줄어든 결과다.

그러나 감소 이후에도 전체 시장노출액은 기록적인 수준에 근접해 있다.

월가에서는 반도체와 기술주뿐 아니라 기업공개(IPO)를 마친 지 며칠 되지 않은 스페이스X와 연계된 레버리지 상품까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토드 손 베어드 스트래티가스 수석 ETF 전략가는 “최근 한 달 동안 레버리지 ETF의 명목가치가 약 1000억달러 감소했지만 앞서 시장 규모가 워낙 빠르게 커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까지는 고작 긁힌 정도”라고 진단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