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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그린철강’의 역설…탄소 줄여도 원가 경쟁력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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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그린철강’의 역설…탄소 줄여도 원가 경쟁력은 숙제

독일, 수십억유로 투입했지만…PwC “모든 미래 시나리오서 상당 물량 경제성 취약”
전력·수소 비용에 생산비 부담…정부 보조금의 지속 가능성도 시험대
포스코도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추진…한국 철강업계도 경제성 검증 과제
독일 뒤스부르크(Duisburg)에 위치한 티센크루프(ThyssenKrupp) 제철소의 용광로 설비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뒤스부르크(Duisburg)에 위치한 티센크루프(ThyssenKrupp) 제철소의 용광로 설비 사진=로이터
독일 철강산업이 탈탄소 전환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경제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탄소 감축이라는 환경적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전환 비용과 에너지 비용 부담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럽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산업의 ‘탈탄소’ 정책이 산업 경쟁력이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PwC “상당 생산 물량, 모든 미래 시나리오서 비경제적”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3일(현지시각)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분석을 인용해 독일 철강산업의 현 생산 방식과 ‘탈탄소’ 전환 계획은 앞으로 도래할 어떠한 미래 시나리오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느 정도의 물량이 타격을 받을지에 대해서는 제시되지 않았다.

전력·수소 가격이나 탄소가격과 같은 시장 여건이 달라지더라도 현재의 생산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탈탄소 전환의 필요성 자체보다 이를 어떤 생산구조와 비용구조로 구현할 것인지가 독일 철강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수소·전력값에 발목…‘탄소 줄이면 경쟁력 상승’ 공식 깨지나


‘그린철강’의 경제성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는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가동에 필요한 전력과 그린수소 가격이다.

'탈탄소' 철강은 전력과 수소 등 에너지 비용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기존 용광로 방식과 비교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유럽철강협회(EUROFER)는 지난 2월 유럽 철강업체들이 구조적인 고에너지 비용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6 철강 전망(Steel Outlook 2026)’ 보고서에서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철강 과잉 공급에 따른 저가 공세로 철강업계의 가격 경쟁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한 탄소 감축이 곧바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시장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독일 ‘그린철강’ 산업정책 갈림길


PwC 분석은 정부가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에 수십억 유로의 보조금을 투입했지만, 기업 대한 정책자금 지원과 설비 전환만으로는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PwC는 가동 이후 발생하는 높은 에너지·운영비와 글로벌 철강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PwC의 분석은 철강분야의 탈탄소 정책 포기가 아니라 ​재정지원과 함께 에너지 비용을 낮추고 생산구조를 개선하며 ‘그린철강’의 시장 수요를 확보하는 통합적 정책의 필요성을 시사해주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이는 환경 규제 준수와 산업 경쟁력 유지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유럽 국가들의 정책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포스코도 같은 시험대…‘탈탄소’ 넘어 경제성 확보가 관건


한국의 포스코도 같은 시험대에 올라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인 하이렉스(HyREX) 상용화를 추진하고 대형 전기로를 건설하는 탈탄소 전환에 나서고 있기에 독일의 상황이 남 일이 아니다.

포스코를 포함한 한국 철강업계 역시 전력과 수소의 안정되고 저렴한 조달과 원료 가격 변동성,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저탄소 철강의 생산원가가 높아질 경우 글로벌 수요처가 이를 어느 정도까지 가격에 반영할 지가 관건이다.

한국 철강산업 역시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뿐 아니라 상용화 이후의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까지 검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와 정부 보조금 위주의 접근에서 벗어나 경제적인 전력·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저탄소 철강의 시장 수요를 뒷받침할 규제와 무역정책을 함께 마련하는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린철강’의 경쟁력은 탄소를 얼마나 줄이느냐 뿐 아니라 이를 지속 가능한 비용으로 생산하고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어, 탈탄소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달성하는 정책 설계가 관건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