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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가격인상, 실제 매입단가·산정 근거 공개 통해 해소해야…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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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가격인상, 실제 매입단가·산정 근거 공개 통해 해소해야…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출처=각 사 2025년, 2026년 반기보고서, 전자공시시스템이미지 확대보기
출처=각 사 2025년, 2026년 반기보고서, 전자공시시스템
지난 7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롯데칠성음료, 농심, 오뚜기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실적이 개선된 상황에서도 가격을 올렸다며, 그 적정성과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이 지적 이후에도 명확한 근거 없이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

오뚜기는 7월에 케첩, 후추, 카레 등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9월에는 컵라면과 냉동만두 등 주요 품목의 추가 인상까지 예고한 상태다. 농심과 풀무원식품 역시 각각 8월에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팔도도 9월부터 일부 용기면과 음료 가격을 인상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농심은 이번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국내 수익성 악화를 들었으나, 2026년 반기 별도재무제표를 확인한 결과 이 주장의 설득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가격 인상 직전인 2026년 2분기의 실적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매출은 6.4% 증가했고, 매출원가도 5.8% 늘어났다. 그 결과 매출원가율은 74.3%에서 73.8%로 0.5%p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은 8.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2% 늘어나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1분기와 2분기의 매출원가율을 비교하면 72.1%에서 73.8%로 1.7%p 상승하긴 했으나, 단기간의 원가율 상승만으로 평균 5.8%의 가격 인상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풀무원식품도 평균 6.7%의 가격 인상을 실시했지만, 인상 직전의 실적은 오히려 호조를 보였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6년 2분기의 매출원가율은 1년 전보다 1.0%p 낮아진 72.8%였고, 영업이익은 130억 원에서 182억 원으로 40.1%나 증가했다. 즉, 수익성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이 단행된 것이다.
오뚜기의 경우 연결재무제표상 매출원가율이 83.9%에서 84.2%로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오뚜기는 7월에 이어 9월에도 일부 품목의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소비자가 가격 인상 근거를 납득할 수 있도록 더 투명한 설명이 요구된다. 실제 원가 상승폭에 부합하는 가격 조정인지 신뢰를 얻기 위해 명확한 자료 제시가 필요하다.

협의회에서 국내 주요 원재료 공급업체의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맥분과 설탕 등 주요 원재료의 국내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주요 제분업체가 발표한 소맥분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약 6~8% 떨어졌고, 주요 제당업체의 설탕과 정백 가격도 두 자릿수로 내려갔다. 제분업체 등에서 산출한 평균 판매가격이 개별 식품업체의 실제 매입 단가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나, 2025년 2분기 대비 2026년 가격이 하락세임을 시사하는 지표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곧바로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과 포장재 등 부자재 비용 상승이 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러나 원가 구조가 다른 여러 기업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폭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현상을 보면, 이번 가격 인상이 실제 원가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일부 가공식품 업체는 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 폭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에 앞서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원가 구조와 가격 결정 과정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별다른 설명 없이 소비자가격을 선제적으로 인상하는 관행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 역시 기업의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할당관세 등 각종 정책이 실제 소비자 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이 가격의 변동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원가 정보 공개와 같은 제도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반복되는 식품 가격 인상이 생활물가 부담을 키우지 않도록, 앞으로도 기업과 정부가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지속적으로 소비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