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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조업, AI 쏠림 뚫고 방산특수 타고 부활… 설비투자 52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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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조업, AI 쏠림 뚫고 방산특수 타고 부활… 설비투자 5200조

록히드마틴 수주 308조·공업설비 15년래 최고…4년 만에 최고 경기
2기 트럼프 일자리 9만개 증발…30% 관세·숙련공 부족 역풍
사드 미사일 등을 증산 중인 록히드마틴 아칸소 공장. 사진=록히드마틴이미지 확대보기
사드 미사일 등을 증산 중인 록히드마틴 아칸소 공장. 사진=록히드마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소수 실리콘밸리 빅테크에 극단적으로 쏠려 있던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對)이란 군사 충돌 장기화에 따른 초대형 ‘방산 특수’를 타고 전통 실물 제조업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8월 22일(현지 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물가 상승 요인을 제외한 2026년 2분기 미국의 실질 민간 설비투자(GDP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약 3조 8820억 달러(약 5200조 원)를 기록했다. 7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2022년 5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완연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미사일·기동차량 생산라인 ‘풀가동’…방산 기업 사상 최대 호황


미국 제조업 회복의 가장 강력한 견인차는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소모된 탄약과 장비를 보충하기 위한 미 국방부(펜타곤)의 대규모 무기 조달이다.
세계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주잔고가 사상 최대치인 2300억 달러(약 308조 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 미사일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아칸소주 캠던(Camden) 공장에 대규모 신규 생산 시설을 증축하고 있다.

완성차 대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방산 자회사인 GM 디펜스 역시 미 육군 보병분대차량(ISV) 생산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메리 바라(Mary Barra) G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존 1200대 다년 계약에 더해 미 육군이 1만 대 이상의 추가 조달을 추진 중”이라며 “성사 시 총 생산 규모가 약 9배로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방산용 핵심 부품인 특수 베어링을 제조하는 팀켄(Timken) 역시 2분기 산업용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15%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빅테크 독주’ 균열…기계 등 공업용 설비투자 기여도 15년 만에 최고


그동안 미국 설비투자의 60%를 독점해 온 소프트웨어·컴퓨터·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독점 구조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미 상무부와 노무라증권 분석에 따르면, 2분기 미국 설비투자 증가율에 대한 비(非)테크(전통 제조업) 부문의 기여도는 6.46%로 2022년 7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테크 부문(11%)을 바짝 추격했다. 특히 생산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공작기계 등 ‘공업용 설비’의 설비투자 기여도는 2%로, 2011년 1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아메미야 아이치(雨宮愛知)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AI 생태계를 넘어 전통 제조업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며 내구재 생산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일자리 없는 공장’과 30% 관세 폭탄…만성적 숙련공 부족이 발목


방산 수요가 촉발한 제조업 부활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숙련 인력난과 고율 관세에 따른 부품 수급 부담은 구조적인 한계로 지목된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2020년 2월) 대비 미국 전 산업 고용이 4.2% 증가하는 동안 제조업 고용은 오히려 1.4% 감소했다. 특히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2025년 1월) 이후에만 제조업 일자리가 약 9만 개 사라졌다. 공장 자동화·로봇 도입 확대로 투자 급증이 광범위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산 수입 원자재 및 부품에 매긴 최대 30%의 고율 관세가 협력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며 신규 채용을 억죄고 있다. 미 국방과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기반의 오랜 공동화와 전문 기술 인력의 고령화로 인해 비상시 군수 생산 능력을 신속히 확장하기 어려운 생산 병목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