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민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장
이미지 확대보기그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자신들이 만든 IoT 센서가 건물 곳곳의 온도와 진동, 유해가스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사고를 막아준다고.
말을 듣는 순간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좋은 기술을 만든 사람들은 정작 자신의 조직 안에서는 안전할까.
대표에게 최근 퇴사한 개발자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있다고 답했다. 실력 있는 친구였다고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이 만든 기술이 정작 회사 안에서는 쓰이지 않을 때다. 건물의 위험 신호는 센서로 잡아내면서 조직 안의 위험 신호는 아무도 감지하지 않을 때 회사로부터 마음이 먼저 떠나기 시작한다.
이것은 안전관리와 닮았다. 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작은 이상 신호를 놓치고, 반복되는 문제를 당연하게 여길 때 큰 사고로 이어진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인재가 떠난 것이 문제가 아니다. 왜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프롭테크는 태생적으로 안전과 가까운 산업이다. 건물의 균열을 미리 찾아내고, 화재의 조짐을 미리 감지하고, 붕괴의 위험을 데이터로 예측한다.
그런데 정작 그 기술을 만드는 조직 안에는 이런 감지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많다. 누가 지쳐 가는지, 누가 더 이상 의견을 내지 않는지, 누가 회의에서 침묵을 선택하기 시작했는지. 이런 신호는 센서로 잡히지 않는다. 오직 리더가 관심을 가져야만 보이는 신호다.
같은 이유로 두 번째, 세 번째 인재를 잃는다면, 그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앞으로 프롭테크 기업들이 스마트빌딩을 짓는 기술만큼 사람을 지키는 시스템에도 같은 정성을 들이기를 바란다. 건물을 안전하게 만드는 회사가 정작 사람에게는 안전하지 않은 조직이라면, 그 기술은 반쪽짜리다.
좋은 프롭테크 기업은 건물만 감지하지 않는다. 사람의 신호도 함께 감지한다. 기술로 위험을 예측하는 회사는 많다. 사람으로 위험을 예측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예방은 기술이 아니라 경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