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열파에 美 밀 수확 56년 만에 최저치 전망… 유럽·호주도 공급 차질
흑해·홍해 수송로 마비로 물류비 폭등… 수입 의존국 재정 부담 가중
엘니뇨 재앙 겹치며 급성 식량 불안정 인구 2억7400만 명 육박 우려
흑해·홍해 수송로 마비로 물류비 폭등… 수입 의존국 재정 부담 가중
엘니뇨 재앙 겹치며 급성 식량 불안정 인구 2억7400만 명 육박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가뭄에 그을린 북미와 유럽의 밀밭
미국 농무부는 올해 미국 밀 수확량이 1970년 이후 56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주산지 그레이트플레인스에 발생한 극심한 가뭄 탓에 재배 면적과 단위당 생산량이 함께 줄어든 영향이다.
미국산 연질 적색 밀 가격은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25% 뛰어올랐다. 1부셸(약 27.216㎏)에 6달러(약 8300원) 선이 무너지면서 수입국들의 부담이 커졌다.
유럽 농업 무역단체 코세랄 역시 유럽과 영국의 올해 전체 곡물 생산량 전망치를 지난해 3억1000만t에서 2억8660만t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폭염이 덮친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에서도 가뭄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가 확인됐다. 호주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비료 비용 폭등에 대응해 밀 재배 면적 자체를 줄였다.
포격에 막힌 흑해와 우회하는 홍해 수송로
세계 밀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주요 곡물 터미널을 향한 공격을 이어갔다.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 곡물 터미널이 드론 공격으로 멈춰 섰고, 우크라이나 오데사항도 포격을 받았다.
대안으로 꼽히던 다뉴브강 뱃길마저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져 배가 다니기 어려운 상태다. 서유럽 물류의 핵심 수운인 라인강도 독일 카우프 지역 수위가 수송 위험 선인 25㎝ 이하로 떨어져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운송 여건이 한계에 직면했다.
우크라이나 민간 농업 연합기구인 농업회의(UAC)는 농가 부도 위험이 2022년 러시아 침공 초기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엘니뇨로 용수가 부족해진 파나마 운하는 통과 선박 수를 꾸준히 줄이고 있어 물류 적체와 운송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국 재정 압박과 인도적 위기 경고
곡물 가격 상승은 식량 수입국 정부에 직접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 관세 압박을 피하고자 미국산 밀 대량 구매 계약을 맺은 방글라데시는 비싼 가격을 치러야 한다. 소비자를 위해 밀 보조금을 대는 이집트 정부 역시 재정 한계에 다다랐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기후 재해 탓에 하루 한 끼를 구하기 힘든 급성 식량 불안정 인구가 기존 2억2250만 명에서 2억740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캐나다 겔프대학교 에반 프레이저 교수는 옛 기후와 무역 구조에 맞춘 식량 체계를 근본부터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에 따른 지정학 리스크와 기후 충격이 이어져 전 세계 곡물 시장의 불안정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