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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업 87% 털리고, 美 인프라 마비… 韓 팹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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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업 87% 털리고, 美 인프라 마비… 韓 팹 비상

- 러·중 배후 해킹 세력, 기밀 탈취 넘어 기간망 파괴로 공격 형태 전환
- 미국 CISA, AI 악용 스크립트로 글로벌 제조사 PLC 제어망 교란 확인
- 한국 반도체·이차전지 생산 팹, 에어갭 맹신 탈피와 실시간 방어 체계 시급
독일 기업의 87%가 지난 12개월 동안 산업 스파이와 사보타주 피해에 노출되면서 주요 기간 산업망의 방어선 재구축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기업의 87%가 지난 12개월 동안 산업 스파이와 사보타주 피해에 노출되면서 주요 기간 산업망의 방어선 재구축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

독일 기업의 87%가 지난 12개월 동안 산업 스파이와 사보타주 피해에 노출되면서 주요 기간 산업망의 방어선 재구축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독일 비트콤과 현지 정보기관은 지난 26(현지시각) 공동 조사 결과를 내고 이 같은 피해 실태를 발표했으며, 같은 날 미국 사이버·인프라안보국도 100곳이 넘는 수자원 제어시설이 침투 공격을 받았다고 공식 확인했다. 제조업 지식재산 탈취와 국가 기반시설의 물리 파괴를 노린 공격이 동시다발로 확산하면서 한국 첨단 제조 팹의 운영기술 제어망을 둘러싼 선제 보안 점검 요구가 커지는 흐름이다.

·중 연합 공세와 미텔슈탄트의 구조 위기


서방 제조업계를 겨냥한 공격은 단순 금전 갈취를 넘어 국가 배후 해킹 조직의 조직 공작으로 전환하는 양상이다. 비트콤 조사 결과 외부 귀속이 확인된 사이버 침해 사고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을 배후로 둔 공격 비중이 각각 46%로 집계됐다. 러시아 배후 공격 비중은 전년도 39%에서 1년 만에 7%포인트 늘어나 중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
유럽 수사 당국은 러시아의 공격 전략이 기밀 정보 수집 단계에서 기간 시설과 공급망을 마비시키는 물리 사보타주 형태로 급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독일 중견기업 군단인 미텔슈탄트는 공학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보안 투자가 취약해 주요 표적으로 전락했다. 조사 기업의 59%는 이러한 사이버 위협을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구조 위기로 평가했다.

AI 악용 PLC 정조준과 2892억 유로 피해


독일 경제 전체가 입은 연간 총 피해 추산액은 2892억 유로(465336억 원)에 달한다. 직접 사이버 공격으로 발생한 피해액만 2024억 유로(3254592억 원)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미국 인프라 공격은 기계를 직접 작동시키는 가동 제어장치인 PLC를 정조준했다. 사이버·인프라안보국은 해커들이 지멘스, 록웰,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글로벌 제조사의 PLC를 집중 노렸다고 분석했다. 공격 세력은 공개된 시스템 정보를 인공지능 도구에 학습시켜 취약점을 찾아내는 공격 스크립트를 생성한 뒤 침투에 악용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중동 군사 충돌 국면에서 이란 연계 해커들이 무차별 침투를 감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수돗물 공급이 전면 중단되지는 않았으나 비상 차단 시스템과 경보 장치가 비활성화되면서 안전 관리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한국 첨단 제조 팹 제어망 전이 위험과 과제

미국과 독일에서 나타난 공격 양상은 한국 반도체와 이차전지 제조 생태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첨단 공정 팹은 수천 대의 자동화 이송 장비와 정밀 화학 공정 밸브가 PLC를 통해 실시간 가동된다.

상용 제어기를 노린 악성 스크립트가 팹 내부망으로 유입될 경우 화학물질 공급 중단이나 클린룸 온도 제어 실패로 이어져 막대한 규모의 웨이퍼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산업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보안 당국의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 취약점 분석 기준에 따르면 외부망과 단절된 에어갭 폐쇄망도 협력사 유지보수 경로를 통해 악성코드에 노출될 위험이 상존한다. 공격자들이 AI를 활용해 제어 명령 패킷을 위변조하는 환경에서는 기존 시그니처 기반 백신만으로 침투를 차단하기 어렵다.

다만 제조 현장의 제어망 보안 강화가 생산성 저하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은 구조 한계로 꼽힌다. 제어 패킷을 매번 전수 검증할 경우 실시간 정밀 동기화가 필요한 첨단 패키징 라인에서 통신 지연이 발생해 수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단기 보안 투자 비용 부담 속에서도 생산 라인의 가동 연속성을 해치지 않는 무중단 이상 감시 체계 도입이 핵심 관전 포인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