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치에 첫 공식 국가 사무소 개소… 연 50만 대 규모 크롬북 조립 라인 협력
파키스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1.6억 명·분기 디지털 결제 1.18억 건으로 '폭발적 성장'
외환 통제·불안정한 인프라 등 한계 상존… "데이터센터 등 대형 투자와는 구분해야"
파키스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1.6억 명·분기 디지털 결제 1.18억 건으로 '폭발적 성장'
외환 통제·불안정한 인프라 등 한계 상존… "데이터센터 등 대형 투자와는 구분해야"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빅테크 공룡 구글(Google)이 파키스탄에 사상 첫 공식 국가 사무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이번 행보의 진짜 목적을 둘러싸고 현지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구글 측은 파키스탄 정부의 300억 달러(약 41조 4,000억 원) 규모 정보기술(IT) 수출 목표 달성을 지원하고 하드웨어 제조 생태계를 육성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1억 6,000만 명을 돌파하며 급성장하는 파키스탄 내수 디지털 시장과 앱·게임 퍼블리싱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고 있다.
8월 30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8월 18일 이슬라마바드 총리 관저에서 셰바즈 샤리프(Shehbaz Sharif)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카라치(Karachi) 공식 사무소 개소식을 개최했다.
윌슨 화이트(Wilson White) 구글 정부업무·공공정책 부사장은 행사에서 "구글은 지난 10년간 파키스탄에서 14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96만 개 일자리에 기여했다"며 "인재 양성, 기업 지원, 그리고 연간 50만 대 생산 능력을 목표로 하는 현지 크롬북(Chromebook) 조립 라인 구축 등을 통해 파키스탄의 IT 수출 확대를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드밴드 가입자 1.6억 명 급증… '광고 수수료' 넘어 내수 공략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300억 달러의 야심 찬 IT 수출 목표를 제시했으나, 지난 6월 마감된 2026 회계연도 IT·통신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임에도 46억 달러에 그쳐 목표와 큰 격차를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구글의 이번 공식 사무소 개설이 정부 지원 명분보다는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현지 디지털 상업 생태계에 발을 맞추기 위한 필수적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라호르의 세무·법률 전문가 이크람 울 하크(Ikram ul Haq)는 "파키스탄의 광대역 인터넷 가입자가 최근 4년 만에 1억 1,900만 명에서 1억 6,100만 명으로 급증했다"며 "이는 검색, 유튜브 시청, 앱 사용량의 폭증과 더불어 상업적 가치가 높은 디지털 광고 지면의 급격한 확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키스탄 내 분기별 디지털 금융 거래 건수는 2022 회계연도 1,360만 건에서 2025 회계연도 1억 1,800만 건으로 8배 이상 폭증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파키스탄 B2C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를 141억 1,000만 달러(약 19조 4,700억 원)로 추산하며, 2029년까지 연평균 9.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제외' 남아시아 허브 가능성… 규제·외환 리스크는 복병
남아시아 지역에서 구글은 대규모 거점을 둔 인도 외에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등에는 정식 사무소를 두지 않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라치 사무소가 싱가포르 아태 본부 산하에 편입되어 향후 '인도를 제외한 남아시아 신흥 시장을 총괄하는 지역 기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파키스탄 정부 역시 연간 20만 명의 IT 전문 졸업생을 배출하고 2030년까지 인터넷 인프라 평균 속도를 100Mbps로 끌어올리는 정책을 추진하며 빅테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크 전문가는 "파키스탄은 여전히 사용자당 평균 매출(ARPU)이 낮은 저소득 시장이며, 엄격한 외환 송금 제한, 불안정한 통신망, 예측 불가능한 징세 및 플랫폼 규제 개입 등 제도적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무소 개설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투자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구글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큰 신흥 시장에서 현지 사업을 보호하고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한 로컬 접점을 구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의 파키스탄 공식 진출은, 향후 ‘인도에 가려져 있던 2억 4,000만 인구의 파키스탄 디지털 플랫폼 시장이 글로벌 빅테크의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중요한 통상·테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