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유치로 기업가치 27조원…직원 후보 못 찾으면 일부 지분 되살 수도
터널 사업지 정부 관계자 소개도 요구…머스크 기업 투자 열기 반영
터널 사업지 정부 관계자 소개도 요구…머스크 기업 투자 열기 반영
이미지 확대보기일론 머스크의 굴착 전문업체 보링컴퍼니가 최근 자금조달에 참여한 일부 투자자에게 돈만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 채용과 신규 사업 확보까지 돕도록 요구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다.
적합한 직원 후보를 찾아주거나 향후 터널 건설이 가능한 지역의 정부 관계자와 연결해주는 등 실제 회사 운영에 기여하도록 투자 조건을 내건 것이다.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링컴퍼니는 최근 투자유치를 마무리하면서 기업가치를 약 200억달러(약 27조2000억원)로 평가받았다.
보링컴퍼니 측은 이번 투자에 참여한 일부 투자자에게 보링컴퍼니 직원 채용을 돕거나 사업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사업개발 지원에는 향후 터널 건설 후보 지역의 정부 관계자를 회사에 소개하는 작업 등이 포함됐다.
◇채용 대상 직접 제시…못 찾으면 지분 일부 환매 가능
채용 지원 조건은 단순한 권고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보링컴퍼니는 투자 의향자들에게 실제 채용이 필요한 일부 직책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가 회사가 받아들일 만한 후보자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보링컴퍼니가 해당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일부를 되사는 권리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비상장기업의 투자자는 자금을 제공하고 경영 자문이나 네트워크를 지원할 수 있지만, 채용 성과까지 투자 조건에 포함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WSJ은 이러한 요구가 머스크가 자신이 이끄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얼마나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보링컴퍼니는 이번 사안에 대한 WSJ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200억달러 몸값…4년 전보다 3배 이상 올라
보링컴퍼니의 최근 기업가치는 약 200억달러 수준이다.
보링컴퍼니는 2022년 6억7500만달러(약 9170억원)를 조달하면서 약 57억달러(약 7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유치에서 평가액이 200억달러까지 올라가면서 약 4년 만에 몸값이 세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보링컴퍼니는 기존 건설회사보다 훨씬 저렴하게 지하 터널을 건설할 수 있는 굴착장비와 공법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지난 2018년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서 분리됐으며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일대에서 테슬라 차량을 이용해 승객을 운송하는 지하 교통망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도시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보링컴퍼니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새로운 지하 교통망을 건설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도 대규모 터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바이 사업은 전체 약 14마일 규모의 지하 교통망을 조성하는 계획으로 예상 사업비는 약 6억9900만달러(약 9500억원)에 이른다.
반면 과거 볼티모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제안했던 일부 터널 프로젝트는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머스크 기업 투자 기회 자체가 ‘희소 자산’
일부 투자자들이 이례적인 요구를 받아들이는 배경에는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에 투자할 기회 자체에 대한 높은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민간시장 투자자들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을 키운 머스크의 실적을 근거로 그의 비상장기업 투자기회를 선호해왔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860억달러(약 116조9000억원)를 조달했다.
과거 머스크의 옛 트위터 인수에 참여했던 투자자들도 인수 직후에는 상당한 평가손실을 겪었지만 이후 트위터가 인공지능(AI) 기업 xAI와 합쳐지고 다시 스페이스X에 편입되면서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를 얻었다.
보링컴퍼니 역시 아직 대규모 터널 사업을 여러 도시에서 상업화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에서 일부 투자자에게 직접 인재를 찾아오고 정부 관계자와의 연결까지 요구한 것은 자금조달이 필요한 기업이 투자자를 설득하는 일반적인 모습과는 반대다.
WSJ은 머스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투자자가 돈뿐 아니라 인력과 사업 네트워크까지 제공하는 형태의 이례적인 투자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