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무역수지 1조 1056억 엔 적자...수입 증가율 28%로 수출 압도
원유 수입액 58.7% 치솟아...엔화 기준 수입 단가도 53.1% 급등
미국산 수입량 7배 늘리고 중동산 축소...원자재 수입국 전선 경계
원유 수입액 58.7% 치솟아...엔화 기준 수입 단가도 53.1% 급등
미국산 수입량 7배 늘리고 중동산 축소...원자재 수입국 전선 경계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재무성은 16일 발표에서 수출이 12개월 연속 늘었으나 원유 수입액이 58.7% 치솟아 4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엔저와 유가 상승이 겹쳐 악화한 일본의 무역 구조는 원자재 대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무역수지 관리 전선에도 경계감을 불어넣고 있다.
유가 급등 여파와 4개월 적자
에너지 수입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수출 호조세로 벌어들인 무역 흑자분을 단숨에 집어삼켰다.
8월 수출액은 10조 484억 엔(약 88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3% 늘어났다. 중국을 향한 전자 부품 출하가 활기를 띠고 미국 시장을 겨냥한 자동차 수출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간 결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통상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첨단 전자 부품과 북미 자동차 판매 호조가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수출은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켜냈다.
반면 수입액은 11조 1540억 엔으로 28% 뛰며 7개월 연속 불어났다.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8.7%포인트 웃돌면서 무역수지 흑자 전환의 발목을 잡았다.
무역적자는 지난 5월 이후 넉 달째 꼬리를 물고 있다.
완성품 수출 전선이 선전했으나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와 부품 수입 단가가 치솟으면서 발생한 불균형이다.
단가 상승과 원유 조달처 재편
무역수지 악화의 주범은 중동 군사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 원유 가격 상승과 엔저 현상이다.
공식 세관 무역통계에 따르면 중동 정세 불안을 계기로 일본의 원유 조달처 재편도 뚜렷하게 관측됐다.
전체 원유 수입량은 1159만 킬로리터로 3.6%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도입선별 비중은 크게 엇갈렸다.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365만 킬로리터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7배 불어났다.
반면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725만 킬로리터로 30.9% 쪼그라들었다.
도입처 다변화로 전체 물량 증가 폭은 3.6%로 묶었으나, 수입 단가가 53.1%나 뛰어오른 탓에 총비용 지출을 억제하지 못했다.
수입량 증가율과 단가 상승률 사이의 심각한 격차가 원유 결제 대금 팽창을 부른 근본 원인이라는 평가다. 환율 방어 실패와 국제 유가 고공행진이 겹치면서 수입 비용 증가가 실물 무역수지 전체를 강하게 짓누르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졌다.
원자재발 인플레와 제조업 파장
원자재 수입 단가 상승에 따른 일본의 무역적자 고착화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계에도 만만찮은 파장을 안긴다.
한국 역시 정유와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기간산업이 수입 원유와 가스 가격 변동성에 취약한 체질을 지닌 탓이다. 엔저 속에서도 수입 원자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일본의 사례는, 고환율 속에서 원유 대금을 결제해야 하는 한국 무역수지에도 유사한 적자 압력을 가하는 경로를 형성한다. 여기에 미국산 원유 도입 경쟁이 붙을 경우 아시아 수입국 간 구매 프리미엄이 치솟는 부담도 따른다.
올가을에는 중동 산유국의 군사 충돌 전개 양상과 국제 유가의 배럴당 100달러 안착 여부에 따라 무역수지 개선 속도가 가려질 전망이다. 나아가 산유국 증산 합의로 원유 단가가 안정되면 아시아 수입국들의 무역흑자 복귀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유가가 추가 상승하면 이 수지 개선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거시경제 분석 전문가는 "일본의 4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수출 물량이 늘더라도 수입 원자재 가격이 50% 이상 폭등하면 무역수지 방어가 불가능함을 입증한 사례"라며 "원유 수입 단가 하락과 환율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단기간에 적자 흐름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