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여론조사서 국정 지지율 34%·물가 대응 20%…유권자 45% "공화당 선거에 부담"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일자리와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25%에 그쳤으며 물가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유권자는 20% 안팎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수행 지지율도 34%에 머물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여론조사업체 포컬데이터와 공동으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등록 유권자들의 경제정책 불만이 지속되고 있으며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중간선거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2~4일 미국 등록 유권자 227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 경제정책 지지율 25%…유권자 3명 중 2명 "경제 잘못된 방향"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와 경제정책 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약 25%에 그쳤다.
물가 상승에 대한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약 20%로 더 낮았다.
미국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한 유권자는 전체의 3분의 2를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수행 지지율은 34%로 집계됐다.
중간선거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5%포인트 넘게 앞섰다.
FT는 이러한 조사 결과가 “물가와 생활비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공화당 내부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방의회 선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공화당도 접전 지역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치광고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공화당이 직면한 선거 환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 9월 고용 증가 2만9000명…이란 전쟁으로 연료비 부담 확대
미국의 최근 경제지표도 유권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9월 미국의 신규 일자리는 2만9000개 증가하는 데 그쳐 경제학자들의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
이 같은 고용 증가세 둔화는 미국 노동시장의 회복력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도 미국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의 경유 가격은 갤런당 6.53달러(약 8800원)로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경유는 미국 산업과 농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연료인 만큼 가격 상승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과의 전쟁은 최근 미국의 차입 비용과 휘발유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FT는 “물가와 에너지 비용에 대한 불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규제 강화에 유권자 3분의 2 찬성…트럼프 정책과 시각차
이번 조사에서는 인공지능(AI) 정책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상당수 유권자 사이에 견해 차이가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AI 기업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연방 규제를 적용하고 기술 개발 속도도 더욱 신중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기업의 자율적인 안전장치와 빠른 기술혁신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과 차이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개발과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의 자율적인 위험관리와 기술혁신을 중시하고 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유권자 상당수가 AI의 빠른 발전보다 안전성과 규제의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이러한 여론이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을 둘러싼 또 다른 정치적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전쟁 대응 지지율 25% 미만…조기 합의 선호
이란 전쟁에 대한 여론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2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 5월 조사보다 7%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미국이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빨리 합의에 도달하는 방안을 우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이란 측이 제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제안을 거부했다.
당시 전쟁은 8개월째에 접어든 상황이었다.
FT는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연료비와 차입 비용 상승이 유권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고 있으며 이란 정책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기존 지지층 이탈 조짐…공화당 투표 의향은 80% 유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지지층에서도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 가운데 현재 그의 국정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70%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 5월 같은 조사에서 이 비율은 80%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이 곧바로 공화당 지지 이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유권자의 80%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자신이 거주하는 선거구의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 비율은 지난 5월 이후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와 공화당에 대한 정당 지지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에 주목했다.
국정수행에 불만을 가진 트럼프 지지층이나 무당파 유권자들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공화당 후보에 대한 선택을 얼마나 분리하는지가 중간선거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초당파 선거분석기관인 쿡폴리티컬리포트도 최근 여러 하원 선거구의 경쟁 구도가 민주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직접 선거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경제와 물가, AI 규제, 이란 전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지지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공화당에 대한 기존 지지층의 충성도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중간선거의 표심은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와 정당 지지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