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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선수금 먼저 쥐여준 엔비디아의 결단… 한국 패키징 기지서 AI 병목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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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선수금 먼저 쥐여준 엔비디아의 결단… 한국 패키징 기지서 AI 병목 뚫는다

- 암코어와 1조 7225억 원 추가 계약… 미국과 한국 아우르는 다년간 투자 3조 9750억 원 확정
- 엔비디아 사전 대금 결제로 차세대 인공지능 칩 후공정 생산 용량 장기 선제 확보
- 한국 고대역폭메모리 생산망 물류 단축 기대… 미국 공장 건설 리스크 고지는 변수
미국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암코어 테크놀로지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한국 생산 라인을 넓히기 위해 13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약을 맺었다. 사진=암코어 테크놀리지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암코어 테크놀로지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한국 생산 라인을 넓히기 위해 13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약을 맺었다. 사진=암코어 테크놀리지

미국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암코어 테크놀로지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한국 생산 라인을 넓히기 위해 13억 달러(약 1조 7225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약을 맺었다.

미국 애리조나와 한국 거점을 아우르는 두 회사의 다년간 협약 총액은 이번 계약으로 30억 달러(약 3조 9750억 원)로 불어났다. 인공지능 가속기 수요가 가파르게 치솟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한국의 첨단 메모리 제조 벨트와 맞닿은 후공정 기지를 선제 확보하려는 결단이라는 분석이다.

선수금 결제로 묶어둔 한국 증설 라인


이번 협약의 뼈대는 단순 위탁을 넘어 엔비디아가 사전 대금을 암코어에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 통신사 비즈니스와이어는 10월 21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이 자금을 투입해 암코어 한국 생산기지의 설비 용량을 자사 장기 계획에 맞춰 배정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양사는 세부 계약 만료 시점과 공장 증설 면적은 외부에 밝히지 않았다. 인공지능 연산 장치가 정밀해질수록 반도체 칩과 고대역폭메모리를 묶어내는 패키징 공정의 완성도가 완제품 공급 속도를 결정짓는다. 엔비디아가 거액의 선수금을 먼저 건네 생산 능력을 단단히 묶어둔 배경이다.

케빈 엥겔 암코어 최고경영자는 공식 성명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플랫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첨단 패키징이 중심축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한국 사업장을 양대 축으로 삼아 고객 수요를 뒷받침하는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데보라 쇼퀴스트 엔비디아 운영 총괄 부사장도 가속 연산 수요가 늘면서 패키징 생산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암코어와의 협업이 차세대 플랫폼 생산을 넓히고 세계 공급망의 안정성을 다지는 계기라고 덧붙였다. 암코어는 11월 30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글로벌 기술 콘퍼런스 행사에 참가해 차세대 공정 기술을 선보인다.

메모리 결합 단축과 미국 공장 지연 리스크


이번 투자는 한국 반도체 생산망 관점에서 물리적 병목을 줄이는 결실로 이어진다. 한국에 밀집한 고대역폭메모리 생산 거점 인근에서 최종 이종 집적 패키징 및 테스트 공정이 연계되면, 해외로 칩을 보내 조립하던 물류 소요 시간을 줄이고 완제품 출하 주기를 단축하는 효과를 낸다는 평가다.

공정 라인 확대에 따라 품질 승인을 거친 일부 특수 원자재 및 검사 장비 기업에도 협력 범위가 넓어질 여지가 생긴다.

반면 미국 설비 건설 일정의 불확실성은 투자 과정의 변수로 꼽힌다. 암코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상 면책 조항을 통해 밝혔듯이, 애리조나 캠퍼스는 계획된 일정과 비용, 공정 규격을 맞추는 과정에서 통상적인 건설·운영상의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 보조금 집행 속도나 현지 공사 비용 추이에 따라 애리조나 기지 완공이 지연될 경우, 한국 기지로의 물량 쏠림이 발생해 현지 운영 원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특정 지역에 치우쳤던 첨단 패키징 조달망을 다변화하려는 엔비디아의 전략이 실제 양산 단계에서 수율 안정화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투입한 13억 달러는 반도체 패권 다툼의 중심축이 회로 미세화 경쟁을 넘어 후공정 첨단 패키징 확보전으로 넓어졌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