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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워시 금리 갈등 재점화 우려…AI 투자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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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워시 금리 갈등 재점화 우려…AI 투자에 먹구름

연준 9월 금리 0.25%포인트 인상…트럼프, 연준 이사회 비판
관세·이란 전쟁에 물가 압력…내년 추가 긴축 시 증시 부담 확대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취임식에서 워시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취임식에서 워시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이의 통화정책 갈등이 미국 증시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하는 가운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양측의 정책 방향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특히 관세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높이는 상황에서 연준이 추가 긴축에 나설 경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기술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투자정보매체 모틀리풀은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의 금리정책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추가 금리 인상이 월가의 핵심 성장 동력인 AI 인프라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24일(이하 현지시각) 분석했다.

모틀리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이란 전쟁이 물가 상승을 자극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워시 의장 금리 인상 찬성에 불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연준의 금리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 재임 당시에는 금리 인하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며 기준금리를 1%까지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준은 2024년 9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여섯 차례 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까지 낮췄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인하를 요구했다.
그러나 워시 의장이 취임한 이후 연준의 정책 방향은 다시 긴축으로 돌아섰다.

연준은 지난 9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조정했다.

당시 결정은 워시 의장을 포함한 투표권자 12명 전원의 찬성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준 이사회를 비판하면서도 워시 의장에 대한 신뢰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워시 의장이 어려운 이사회를 상대하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10월 1일 공개된 타임 인터뷰에서도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회가 매우 적대적이라는 점이 문제"라며 "워시를 탓하지는 않는다. 내가 그였다면 이사회의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틀리풀은 이 발언이 워시 의장의 금리 인상 찬성에 대한 대통령의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모틀리풀은 두 사람 사이의 견해차가 앞으로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세·이란 전쟁으로 물가 압력…연준 긴축 명분 강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의 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장기 목표인 2%를 장기간 웃돌고 있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67개월 연속 연준 목표치를 넘어섰으며 지난 5월에는 4.2%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을 주요 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관세는 수입품 가격을 높일 뿐 아니라 미국 내 제조업체의 원재료 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모틀리풀이 인용한 뉴욕 연방준비은행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지난 2월까지 미국 상품 물가상승률을 약 2.9%포인트 높인 것으로 추산됐다.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서 물가 하락을 제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란 전쟁 역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호르무즈해협의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원유와 석유제품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졌다.

모틀리풀은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생산과 저장시설이 정상화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이 여러 분기에 걸쳐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관세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물가를 자극하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내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AI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얼마나 더 올릴지에 집중되고 있다.

모틀리풀이 인용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자료에서는 2027년 9월까지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최소 0.75%포인트 높아질 가능성이 64%로 제시됐다.

다만 이 수치는 당시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전망으로 향후 물가와 경제지표, 투자자들의 기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추가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로 AI 인프라 투자가 거론된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막대한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도 높아져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 설비투자의 경제성이 악화될 수 있다.

모틀리풀은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을 이끈 핵심 동력 가운데 하나가 AI 인프라 확장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기술주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미래 수익 증가를 전제로 이뤄지고 있어 차입 비용 상승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동시에 커지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모틀리풀 "트럼프·연준 충돌, 월가의 새로운 위험"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금리가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고 미국 정부의 부채 이자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연준은 물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준은 지난 9월 금리 인상 당시 경제활동이 견조하게 확대되고 소비와 기업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모틀리풀은 이러한 정책 목표의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 사이의 공개적인 갈등이 다시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틀리풀은 특히 대통령의 지속적인 통화정책 비판이 연준의 신뢰성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이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AI 투자에 대한 실제 영향도 기업들의 자금 조달 구조와 수익성,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틀리풀은 미국 증시가 높은 성장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 AI 인프라 투자 속도를 둔화시킨다면 주요 주가지수의 조정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