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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큰손 뿌리치고 안방 채운 창신메모리, 한국 D램 판가 흔들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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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큰손 뿌리치고 안방 채운 창신메모리, 한국 D램 판가 흔들림 막았다

- 애플의 단가 인하 요구와 대만 서버 업체 주문을 모두 거절하다
- 샤오미 물량 기반 월 10만 장 증설 속도전… 고대역폭메모리는 수율 난항
- 저가 부품 편입 무산에 가격 압박 지연… 범용 제품 잠식에는 대비 필요
중국 최대 디램(DRAM) 제조사 창신메모리(CXMT)가 미국 애플의 메모리 공급 견적 요청을 거절하며 자국 공급망을 채우는 내수 우선 체제를 굳혔다. 사진=CXMT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디램(DRAM) 제조사 창신메모리(CXMT)가 미국 애플의 메모리 공급 견적 요청을 거절하며 자국 공급망을 채우는 내수 우선 체제를 굳혔다. 사진=CXMT

중국 최대 디램(DRAM) 제조사 창신메모리(CXMT)가 미국 애플의 메모리 공급 견적 요청을 거절하며 자국 공급망을 채우는 내수 우선 체제를 굳혔다.

정보기술 전문 매체 Wccftech가 10월 25일(현지시각) 대만 테크뉴스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창신메모리는 글로벌 대형 고객사의 납품 단가 인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화웨이와 샤오미 같은 중국 제조사 물량을 먼저 배정했다.

애플의 단기 부품 다변화 시도가 가로막히면서 세계 모바일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향한 추가적인 가격 인하 압박도 일단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 저가 요구 차단과 중국 완제품 공급 집중

대만 테크뉴스 보도를 보면 애플은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기존 3대 공급사보다 낮은 단가로 부품을 받기 위해 창신메모리에 납품 견적을 문의했다. 대만 서버 제조업체 또한 5세대 DDR5 칩 납품을 요청했으나 공급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양측의 계약 규모와 구체적인 가격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납품을 거절당한 대만 서버 제조업체 부사장은 거절 사유가 중국 정부의 규제 정책 때문인지 확실한 배경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분석가이자 마이크로드라이브 테크놀로지 전 총경리인 우진룽은 창신메모리의 완강한 태도가 중국의 메모리 자급 완성 전략에서 출발했다고 짚었다. 단기 영업이익보다 자국 정보기술 완제품 생태계 지원을 윗자리에 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Wccftech는 창신메모리가 샤오미의 독자 모바일 칩셋 엑스링(XRING) 03에 차세대 저전력 모바일 메모리를 납품했다고 보도했으나, 시장에서는 공정 신뢰성과 실제 양산 수준에 대해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시점의 창신메모리는 해외 판로 개척보다 쏟아지는 자국 고객사 주문을 맞추는 일이 급선무다.

월 10만 장 증설 경쟁과 첨단 공정의 기술 장벽


아시아태평양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의 황마오위안 연구원은 창신메모리가 중국 안방의 수요를 모두 채우는 과정에만 10년 안팎의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급 체계가 자리 잡으면 중국 주요 정보기술 기업들은 한국산 메모리 구매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게 된다.

창신메모리는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키우며 1년 안에 월간 웨이퍼 처리량을 10만 장 늘릴 계획이다.

반면 고부가가치 제품군에서는 공정 한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창신메모리의 인공지능용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은 선도 3사 대비 최소 두 세대 뒤처져 있으며, 저조한 수율 탓에 공급 재고를 25% 줄였다.

미국 상무부의 장비 수출 통제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도입이 차단된 여파가 크다. 첨단 패키징 결함을 당장 풀기 어려운 만큼 구형 공정 중심의 범용 제품에서 점유율을 굳히고 안방 시장을 보호막으로 삼는 행보다.

한국 메모리 공급망의 영향과 잠재 변수


창신메모리의 해외 공급 사양과 자국 물량 집중은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복합적인 신호를 보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플의 중국산 저가 메모리 편입을 통한 공급 단가 흔들기 시도가 무산되면서 모바일 제품군의 가격 협상력 방어에 숨통이 트였다.

애플이 협상 도구로 활용하려던 대체 공급망 카드가 빗나가며 최신 스마트폰용 모바일 메모리의 실질적 공급 주도권은 한국 제조사 손에 머물게 됐다.

동시에 중국 시장 내 범용 제품 점유율 변화는 지속해서 살펴볼 대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전체 반도체 실적의 30% 선을 차지하는 핵심 축이다.

창신메모리가 월 10만 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범용 제품 자급률을 끌어올리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한국산 수입 물량은 점진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샤오미와 화웨이의 자국 부품 채택률 상승은 한국 범용 라인의 장기 출하량에 부담 요인이다.

반면 미국의 추가 장비 제재 강도로 중국 신규 생산 시설의 공정 수율이 손익분기점에 닿지 못하면 자급화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 미세화 공정 지연이 길어질 경우 중국 제조사들은 플래그십 모델 출시를 위해 한국산 고성능 메모리 구매를 다시 늘리는 흐름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들은 범용 부품의 대체 리스크에 대응해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와 6세대(HBM4) 공급을 서둘러 차세대 초격차 제품 비중을 조기에 확대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