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의 눈] 구글 안드로이드-애플 iOS ‘투 톱’ 굳히기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공유
0

[기자의 눈] 구글 안드로이드-애플 iOS ‘투 톱’ 굳히기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글로벌이코노믹 안재민 기자]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 과점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변화는커녕 오히려 점유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24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이 담긴 스마트폰 OS 시장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 둘이 합쳐 점유율 100% 도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인 10월부터 12월까지 안드로이드와 iOS의 출하 대수 기준 시장점유율 합계는 96.3%로 나타났다. 1년 전 95.6%, 2년 전 93.8%이 비해 조금씩이지만 여전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나타내는 상품이 이에 준하게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높이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다양한 니즈를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이를 만족시키려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OS같은 소프트웨어같은 경우 환경이나 작업의 연속성이 유난히 도드라지기 때문에 니즈의 변화는 하드웨어인 단말기 교체로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어떤 PC를 사던 바탕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창이 깔려 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MS 역시 스마트폰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2013년 기준 윈도우 OS점유율은 고작 2.7%로 영향력이 미미한 수준이다.

한때 마니아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의 한 축을 담당했던 블랙베리는 더욱 심각해 점유율이 0.4%를 기록했다.

◇ 향수 시장 변화는 가능할까?


그렇다면 향후 시장 변화 가능성은 있을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업계에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기 전까지 이같은 체제는 더욱 굳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오픈 소스를 바탕으로 OS를 공급하기 때문에 중국의 중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다수 이를 활용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 업체들의 질적·양적 성장이 이제 시작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같은 흐름은 꺾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OS의 이같은 강력함 때문에 삼성전자나 인텔이 웨이브나 타이젠과 같은 독립적인 OS를 본격 개발했지만 이 역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스마트폰 OS 시장을 벗어나더라도 이같은 시장 독과점은 사용자들에게 득이 될 수도, 한편으론 불이익이 갈 수도 있다.

어느 분야든 시장이 확대되면 독립되고 유기적인 인프라 구축에 유리하다. 당연히 보다 빨라지고 보다 편리해진다.

특히 이 분야의 경우 사물인터넷이 화두가 되고 있는 2015년을 기점으로 이같은 추세도 가속화 될 예정이다.

하지만 역시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이러한 환경이 좋은 경쟁 구도라고 볼 수는 없다. 소수의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는 반대로 서비스가 저하가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앞으로 존재할까?


물론 아직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폰 OS 독과점 체제가 무엇이 잘못됐냐는 질문에 대중적으로 어필할 만한 반박 근거는 부족하다.

그냥 좋은 제품이 살아남고 안좋은 제품이 죽는 것이라는 약육강식의 논리는 여전히 통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큰 문제는 이같은 시장 체제하에서는 약하지만 ‘분명히’ 좋은 기술이나 상품이 시장논리에 의해서 빛도 못보고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사용자의 기회박탈로 이어진다.


일례로 얼마전 배우 김혜자 주연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영화가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좋은 평을 받았지만 강제로 조기 종영 당하다시피 막을 내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시장 지배력이 높은 영화에 밀리다가 선택받을 기회도 없이 사라졌다. 결국 입소문을 타고 재개봉에 이르렀지만 이런 긍정적 결말은 모든 영화에게 주어지지는 않는다.

제2의 개를 훔치는 방법은 아예 만들어질 기회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수의 분야에서 독과점 체제에 일가견(?)이 한국 기업들을 살펴봐도 향후 불어 닥칠 변화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소수의 다양성 해체가 결국 독과점 업체의 위기의식 결여와 일부 도덕적 해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구글과 애플의 사례에서 어떻게 하면 독점을 유지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고대할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다양한 제품을 앞으로도 경험해보고 싶은 사용자 입장에서 기업들이 한쪽으로 먼저 나서서 제2의 '개를 훔치는 방법'을 찾아주는 방법도 연구해주길 바라본다.

/글로벌이코노믹 안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