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약업계는 다른 업종과 달리 그동안 상당히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런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조직개편과 호칭‧직급 파괴 등의 움직임이 거세지는 중이다.
제약업계의 이런 바람은 2015년 대웅제약에서 시작됐다. 당시 대웅제약은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한 인재 중용을 원칙으로 삼았다. 조직개편을 바탕으로 부장, 차장 등의 직급을 없애고 모든 호칭을 '님'으로 통일한 후 36세인 김희진 부장을 신임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선임했다.
2018년 전승호 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하고 올해 이창재 본부장을 마케팅·영업 총괄 부사장으로 발탁하는 등 대웅제약의 기업문화 변화의 바람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대표이사는 당시 43세의 나이로 대웅제약 창립 이후 첫 전문경영인으로 대표 자리에 오른 인물로 남게 됐다.
이후 몇몇 제약사가 이와 같은 시도를 하며 변화의 바람의 더 거세졌다. 특히 올해 초 다수 제약사가 직급‧직위체계를 개편하며 새로운 기업문화 확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오너가 2세인 최성원 회장이 이끄는 광동제약은 최근 '님' 호칭 문화를 도입하고 직급체계를 7단계(사원~부장)에서 4단계(G1~G4)로 간소화했다. 여기에 성과에 따른 연봉체계를 고도화해 보상을 강화하는 등 조직 운영 효율성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유제약 역시 직위체계에 손을 댔다. 과장‧차장‧부장 등 중간관리자 직위를 매니저로 통합했으며 승진시험을 줄이고 직원 평가방식을 직위∙직책별로 세분화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직위 체계를 탈피해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상호존중 문화 확산, 의사결정 속도 향상 등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는 한편 조직 내 소통을 원활히 하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제약업계 기업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