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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시장’에 눈독 들이는 제약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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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시장’에 눈독 들이는 제약업계

20억명 80조원 규모의 블루오션
인증 획득 어렵지만 수익 잠재력 높아
이슬람 국가 중 인도네시아 주목

최근 '할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약업계가 이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준공한 종근당의 인도네시아 항암제 공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최근 '할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약업계가 이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준공한 종근당의 인도네시아 항암제 공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국내 제약업계가 '할랄(Halal)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할랄은 아랍어로 '신이 허락한 좋은 물건'이란 뜻으로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은 할랄 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할랄 제품은 이슬람 율법이 정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식품과 의약품, 화장품 등이 대표적이며 이 제품들에는 '할랄 인증'이 붙는다.
그동안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할랄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필수요소인 할랄 인증을 획득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인된 인증기관에 생산과정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한 후 제조과정 실사를 받아야 하며 심사 기간도 2년가량 소요돼 부담이 크다. 특히 의약품의 경우 현지 회사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환경이 변하면서 제약업계가 할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이슬람 국가 인구가 20억 명에 달하고 의약품 시장도 8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최근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수익 잠재력이 다른 시장보다 크고 한번 인증을 획득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슬람 국가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곳은 인도네시아다. 전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고 최근 정부가 건강보험 정책을 추진하면서 의약품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면 다른 이슬람 국가는 물론 주변 국가로의 진출도 용이하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이 할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그중 할랄 시장에서 포문을 연 기업은 일동제약이다. 일동제약은 2015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한국이슬람중앙회(KMF)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은 후 현재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2014년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인 대웅인피온을 설립, 할랄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2017년 10월 할랄 인증 신청 후 지난해 공장 실사를 받아 빈혈치료제 '에포디온'의 인증을 획득, 올해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최초의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을 준공하며 올해부터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제약사 오토와 CKD-OTTO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한 종근당은 인도네시아에서 입지를 확보한 다음 주변 국가로의 진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할랄 인증이 상당히 까다로워 그동안 할랄 시장을 주목하지 않았지만 최근 성장 잠재력 등으로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증을 획득한 제약사에게는 글로벌 시장 중 최대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